사진은 카메라로 쓰는 이야기다. 한 장의 사진에 이야기를 담으려 한다.
농부가 수지가 맞지 않아 거두지 않고 밭에 그대로 버려둔 무가 찬 비바람을 맞으며 한겨울을 들녘에서 보냈다. 이른 봄철에 사진 촬영을 나가다 밭에 버려진 무를 보고 반 토막 내어보았다. 연근과 같은 모습의 단면이 나타났다. 속살이 듬성듬성 비워졌다. 마치 인생 1막에서 가족을 위하여 헌신하고 힘이 빠진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