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하면서 예절 갖춘 '멋쟁이 오빠' 연출

푸근한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옷이 있다. 일반 카디건과 달리 두툼한 칼라가 달린 '숄 칼라 카디건(shawl collar cardigan)'이다. 그래서인지 '그랜드파파(할아버지) 카디건'이라고도 불린다. 국내에서 쉽게 보기는 힘들지만 남성 옷 애호가들이 유독 애정을 갖는 아이템이다. 필자도 색상과 패턴별로 여러 벌을 갖추고 있다.

니트 제품이면서도 칼라 덕분에 격식을 갖춘 느낌이 든다. 간소하고 편안하되 품위와 예절을 갖추고 싶을 때 혹은 남들과는 다른 '멋쟁이 오빠'의 우아함을 표현하고 싶을 때 재킷 대신 숄 칼라 카디건을 입으면 안성맞춤이다. 안에 조끼를 받쳐 입거나 넥타이를 매면 더욱 정갈한 이미지가 연출된다.

문제는 보온. 니트 제품은 방풍에 취약해 겨울 외투로 입기엔 춥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럴 땐 요즘 쉽게 구할 수 있는 얇은 패딩 제품을 숄 칼라 카디건 안에 껴입으면 웬만한 추위도 버티고, 멋도 낼 수 있다.

숄 칼라 카디건을 가장 멋있게 소화했던 남자로는 '세상에서 가장 쿨한 오빠'로 이름 높았던 영화배우 스티브 매퀸이 꼽힌다. 그는 지나치게 꾸민 것 같지 않은 편안한 차림 속에서 남자의 우아함을 지켜냈던 '오빠 중의 오빠'다. 몸도 마음도 추운 요즘,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해주기에 이보다 더 좋은 옷은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