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코트' 입은 트럼프와 오바마

정치적 견해 차이로 대립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임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의견 일치를 봤다. 전·현직 두 정상은 20일(현지 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같은 브랜드의 옷을 입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남성복 브랜드 '브룩스 브라더스'(이하 브룩스)의 코트를 입고 취임식에 참석했다. 나란히 선 오바마 전 대통령도 같은 회사 코트를 입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식 때도 브룩스의 코트를 입었다.

1818년 창립한 브룩스는 미국 남성복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오바마 대통령까지 미국의 역대 전임 대통령 43인 중 39명이 이 브랜드 옷을 입었다. 대표적 인물이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다. 재선에 성공한 뒤 두 번째 취임식에서 입은 옷이 브룩스의 코트였다. 안감엔 미국의 상징인 독수리와 '하나의 국가, 하나의 운명(One Country, One Destiny)'이라는 문구를 수놓았다. 그는 같은 해 암살당할 때도 같은 코트 차림이었다.

브룩스는 미국식 '색 슈트(sack suit)'를 처음 선보인 곳이기도 하다. 어깨 패드를 빼고, 옷이 몸에 꼭 맞게 해주는 가슴의 절개선도 없앤 슈트다. 여유 있는 실루엣이 마치 자루(sack)를 씌워놓은 듯 보인다는 데서 유래했다. 빈틈없고 견고한 영국식 슈트, 부드러우면서도 몸에 밀착되는 이탈리아식 슈트와는 또 다른 미국식 스타일의 원조다. 취임식 내내 '미국'을 강조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의상 역시 가장 미국적인 브랜드를 고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