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배·도라지, 전통시장이 마트보다 최대 50% 저렴

"제수용 꿀배가 3개에 5000원!"

24일 정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시장 1번 구역. 점심시간인데도 사과·배·감 등 제수(祭需) 과일을 사러 나온 손님 300여 명이 길이 250m 정도 되는 시장 골목을 채웠다. 상인 박영삼(47)씨는 "재래시장 과일이 마트보다 20~30% 정도 싸다"며 "우리 집 배랑 딸기가 특히 맛있다"고 호객했다.

◇전통 시장이 마트보다 24% 저렴

최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전국 전통 시장과 대형 마트 37곳씩을 조사한 결과 설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평균 비용(4인 기준)은 전통 시장이 22만2383원, 대형 마트는 29만3001원으로 전통 시장이 24%가량 저렴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도 4인 가족 기준 전통 시장이 19만3504원으로 대형 마트(21만3323원), 기업형 수퍼마켓(23만5782원), 백화점(29만2680원) 등보다 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특히 소고기·배·도라지·조기(부세)는 전통 시장에서 사라고 추천한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소 적거리(우둔살 1.8㎏ 기준) 가격은 전통 시장이 7만4252원으로 대형 마트보다 1만9000원가량 저렴하다. 도라지(400g)는 5842원으로 대형 마트 가격(1만1021원)의 절반 수준이다.

◇설 맞은 전국 전통 시장 할인 행사

설을 맞아 서울 각 전통 시장은 일제히 할인 행사에 나섰다. 제수와 농산물을 최대 30% 내린 값에 선보인다. 떡 썰기, 팔씨름 대회 등 시장을 찾는 손님들을 즐겁게 할 전통 놀이 행사도 연다. 서울시는 지난 14일부터 시내 전통 시장 131곳에서 설 명절 특별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강동구는 31일까지 암사종합시장, 둔촌역전통시장 등 시장 11곳에서 제수를 최대 30% 저렴한 가격에 판다. 중구 중앙시장은 26일까지 전 품목 최대 20% 할인에 들어갔다.

 

일정 금액 이상 물건을 사면 따라오는 혜택도 쏠쏠하다. 용산구 후암시장에선 1만원 이상 장을 보면 무료로 식칼을 갈아준다. 동작구 남성역골목시장에선 귀성객이 10만원 이상 물품을 산 뒤 기차표나 버스표를 인증하면 온누리상품권 1만원권을 받을 수 있다. 강원도 태백 황지자유시장에선 1만원 이상 구매 시 쿠폰 1장을 주고, 쿠폰 5장을 모아오면 온누리상품권 5000원으로 바꿔준다.

◇온누리상품권 구매 한도 늘어나

정부도 전통 시장 이용을 늘릴 유인책을 내놨다. 중소기업청은 다음 달 28일까지 전통 시장에서 사용 가능한 온누리상품권(개인이 현금 구매하면 5% 할인) 구매 한도를 1인당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렸다. 온누리상품권 50만원어치는 현금 47만5000원으로 살 수 있으므로 2만5000원을 절약하는 셈이다.

행정자치부와 경찰청은 전통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 시장 524곳의 주변 도로 주차를 최대 2시간 허용하기로 했다. 기간은 30일까지다. 행자부 관계자는 "지난 추석 때 주변 도로 주차를 허용하자 전통 시장 매출액이 27.1% 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