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 보면 남보다 열정이 강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 처음엔 보통사람과 다르다고 손가락질하고 뒤에서 쑤군거리지만, 시간이 지나서 그 열정이 이루어 놓은 것을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라오스에 그런 곳이 있다. 불교와 힌두교의 조각 공원 부다파크라 불리는 왓 씨앙쿠앙이다. 씨앙쿠앙은 불상을 전시해 놓은 공원으로 시내와는 조금 떨어져 있다. 1958년 루앙 분르아 쑤리랏 이라는 조각가가 힌두와 불교의 원리를 형상화한 곳으로 석상들이 모여 있다. 말은 석상이라 하지만 사실은 100% 시멘트로 만든 조각품들이다. 라오스에는 석화암이 많다 보니 시멘트 생산이 많고, 그 시멘트를 이용해 만들었다. 50m 둘레에 12m 높이의 와불상이 있고 천국과 지옥을 묘사한 동그란 사리탑, 그리고 얼굴과 팔이 여러 개 달린 조각상 등 지금껏 보지 못했던 특이한 조각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이 불상공원으로 불리기는 하지만 내 눈에는 힌두교와 관련된 석상이 훨씬 많았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모든 석상이 한 곳을 향해 빙 둘러서 있는데 그 중심에 불상이 있어서 불상공원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석상들의 모습은 규모가 크기도 했지만 들여다보면 무섭기까지 했다.
이 수많은 석상을 만든 루앙 분르아 쑤리랏은 이 나라에 살지 않는다. 이 사람은 불교와 힌두교를 잘 아는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이 석상들은 1958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부처님이 태어나서 열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이 공원에 조성했다고 하는데 그는 라오스가 공산국가가 되자 태국으로 건너가 이런 공원을 다시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니 이곳은 그의 초기 작품들이 모여 있는 곳이며 얼마나 불심이 깊었으면 태국으로 망명하여서도 또다시 이런 불상들을 만들었는지 그의 열정이 놀라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