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美 상류 사회 자존심과 만나다

한국 전통 의상과 미국 상류 사회 자존심이 만났다. 패션계 거장 캐롤리나 헤레라(78)가 참여한 '한복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가 22일 공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복진흥센터가 주관한 이번 프로젝트는 한복 세계화 사업 중 하나로 추진됐다. 치마 정장과 이브닝드레스, 웨딩 드레스까지 총 3벌을 선보였다.

검은 상의와 회색 치마 정장은 허리끈을 한복 고름처럼 묶었다. 올해 안에 일반 매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이브닝드레스는 조선시대 당의 선, 삼국시대 치마 주름, 진달래색과 화문(꽃무늬) 자수를 살렸고 갈색 머플러를 둘렀다.

웨딩 드레스에는 저고리 깃 선과 허리띠 대대(大帶)를 적용했다. 궁중 의상 자수 장식 보(補)를 본뜬 어깨 레이스, 쓰개치마 같은 느낌의 베일도 선보였다. 신윤복의 '미인도'를 연상케 한다.

헤레라는 '영부인 드레스'와 '우아함'의 상징으로 통한다. 재클린부터 미셸 오바마까지 미국 퍼스트레이디들이 즐겨 입었다. 백악관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미셸이 패션지 보그 작년 12월호 표지를 장식했을 때 캐롤리나 헤레라의 흰색 드레스 차림이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날 딸 이방카가 오전에 입은 코트와 저녁 파티에서 입은 드레스 모두 헤레라의 작품이다.

그의 2011년 봄 컬렉션 주제도 한복이었다. 당시 여성 모델에게 갓을 씌우고 한복의 여밈, 선과 문양을 살린 드레스를 다양하게 선보였다. 그는 "한국의 문화, 전통 색, 디테일에 늘 관심이 아주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