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단점? 중국 부자들 돈 쓸 곳이 없어요"

"제주도 자연환경 멋지죠. 그런데 단점이 있습니다. 해외에서 많은 돈을 쓰는 '부자 중국인'들이 제주도에 다녀와선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뭔지 아세요? '우리 수준에 맞는 호텔과 오락시설이 없다'는 거예요. 카지노 복합 리조트 '제주드림타워'가 이걸 해결할 겁니다."

황민캉(黃敏康·63) 녹지코리아 회장은 지난 15일 제주도 노형동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녹지코리아는 미국 포천지(誌)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에 5년 연속 이름을 올리고 있는 중국 국영 부동산 기업 루디(綠地) 그룹의 한국 투자 독립법인이다. 황 회장은 1978년부터 중국 상하이시 계량표준관리국에서 근무하다가 1992년 루디그룹 부동산 제4사업부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2년 녹지코리아가 만들어지면서 회장을 맡아 한국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제주의 '랜드마크' 만들겠다

녹지코리아는 루디그룹의 첫 번째 해외 법인. 핵심 사업은 최고급 복합 리조트인 '제주드림타워' 개발이다. 제주드림타워는 제주에서 최고층인 지상 38층 높이에 연면적 30만3737㎡로 건설된다. 2019년 9월 완공 예정. 5성급 호텔과 레지던스, 고급 쇼핑몰과 식당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들어선다. 시공은 세계 최대 건설사인 중국건축(CSCEC)이 맡는다.

황 회장은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하기 위한 첫 번째 도전 지역으로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가 비슷한 한국, 그중에서도 관광명소인 제주도를 선택했다"며 "제주도가 관광산업 발전으로 사람이 몰리고 일자리가 생기고 있어,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점도 투자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했다.

제주드림타워는 '제주의 강남'이라 불리는 노형동 한복판에 들어선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직선거리로 3㎞ 정도 떨어진 지역. 일부 객실에서는 제주 바다와 한라산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황 회장은 "제주의 금싸라기 땅인 이곳은 지난 수년간 개발이 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었다"며 "이곳을 개발해 세금도 내고 지역 주민들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국 기업의 제주 부동산 투자에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고 묻자 단호한 어조로 "제주도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826만8000명으로 사상 최초로 800만명을 돌파했다. 이미 한국에 다녀간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 추후 관광객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황 회장은 "중국 인구가 13억명인데 이들이 한 번씩만 왔다 가더라도 200년은 걸릴 것"이라면서 웃었다.

◇"서울에 대규모 건축물을 짓고 싶다"

황 회장은 '한국에서 사업하는 데 어려운 점'에 대해 묻자 "공무원들 인사이동이 너무 잦아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사업에 대한 설명을 수없이 새로 되풀이해야 했다"고 답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초고층 빌딩 수십 동을 지었던 경험을 살려 한국의 수도 서울에 기념할 만한 건물을 짓고 싶다"고 말했다. 루디그룹은 세계 10대 초고층 빌딩에 꼽히는 우한녹지센터(606m), 다롄녹지센터(518m), 난징녹지센터(450m) 등을 지은 경험이 있다. 황 회장은 "(한국에서)앞으로 어떤 사업을 또 진행할지 결정한 건 없다"면서 "입지가 좋고 규모가 큰 용산 개발사업에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