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사망 위자료 4500만원→8000만원

앞으로 교통사고로 사망할 경우 유족은 자동차보험을 통해 사망 위자료로 8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지금은 교통사고 사망 위자료가 4500만원이다. 1인당 300만원이었던 장례비도 500만원으로 늘어난다.

금융감독원은 너무 오랫동안 오르지 않아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자동차보험의 사망 위자료 등을 인상하는 내용의 '자동차보험 대인 배상 개선안'을 26일 발표했다. 개선안은 자동차보험 표준 약관 개정을 거쳐 3월 1일부터 시행된다.

◇교통사고 사망 위자료, 현실 반영해 인상

교통사고 사망사고 보험금은 지난 14년 동안 인상되지 않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실제 교통사고 사망자의 유족이 보험금이 너무 적다며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이 보험 약관에 정해진 것보다 많은 6000만~1억원 정도를 사망보험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이런 판례가 축적되면서 소송을 통해 자동차보험 표준 약관보다 많은 돈을 지급받는 사례가 점점 늘었다. 이에 금감원은 판례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사망사고 보험금이 불합리하다고 보고 사망사고 보험금을 60세 미만은 8000만원, 60세 이상은 500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소송을 통해 위자료를 더 받을 수 있긴 하지만 시간과 소송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고를 당한 유가족들의 불편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금감원 진태국 보험감독국장은 "법원 판례 등을 고려해 사망 위자료 등 대인 배상 보험금을 현실화함으로써 교통사고 피해자와 보험사 간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고 자동차보험의 교통사고 피해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교통사고로 팔 한쪽을 못 쓰게 되는 큰 장애(노동 능력 50% 이상 상실)를 입었을 때 자동차보험을 통해 지급되는 후유 장애 위자료도 피해자에게 더 유리하게 바뀐다. 지금까지는 다친 정도를 나타내는 노동 능력 상실률(전문의 소견을 근거로 결정)에 4500만원(19세 미만, 60세 이상은 4000만원)을 곱한 금액의 70%를 후유 장애 위자료로 지급했다. 예컨대 팔 한쪽을 못 쓰게 되어서 노동 능력 상실률이 50%라면 1575만원(4500만원×50%×70%)을 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노동 능력 상실률×4500만원'에 70%가 아닌 85%를 곱한 금액을 받을 수 있다. 똑같이 팔 한쪽을 크게 다쳤을 때 받는 위자료가 1912만5000원으로 약 330만원 늘어나는 셈이다. 집에서 간병을 받아야 할 정도로 많이 다쳤을 때엔 '가정 간호비 지급 대상'도 새로 생긴다. 이 경우엔 '노동 능력 상실률×8000만원'의 85%가 지급된다.

◇"3월 1일 이후 보험 갱신 차량만 적용"

금감원은 교통사고로 다쳐 간병인이 필요한 중상해자(상해 등급 1~5등급)에게 간병비를 자동차보험으로 지원하는 입원 간병비 지급 기준도 새로 만들었다. 상해 등급 1~2급은 60일, 3~4급은 30일, 5급은 보름 동안 간병비를 받을 수 있다. 간병비는 일용 근로자 임금을 토대로 산정되며 올해 상반기 기준으론 1일에 8만4629원이다.

자동차보험을 통한 각종 보상금이 늘어나면서 자동차보험료도 조금씩 인상된다. 손해보험사별로 이번 개정안을 반영해 3월부터 보험료를 0.7~1%씩 올릴 예정이다.

개정된 보험 약관은 3월 1일부터 적용이 되는데, 자동차 보험 가입일 기준이라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똑같이 교통사고를 당했더라도 사고를 낸 차량이 마지막으로 자동차보험을 갱신한 날짜가 언제인지에 따라 보험금이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2월 28일 이전 가입자는 인상 전 보험료를 냈기 때문에 보상도 이전 기준에 따라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순차적으로 자동차보험이 갱신돼 모든 교통사고 피해자가 개정된 금액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점은 2018년 3월 1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