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청구, 클릭 몇 번이면 끝

실손보험금을 간편하게 청구하는 시스템이 개발돼 이르면 내달부터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12일 보험·병원업계에 따르면 핀테크 기업 '지앤넷(G&Net)'은 분당 서울대병원, 삼성화재·메리츠화재·현대해상 등 국내 손해보험사들과 협약을 맺고 이르면 내달부터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실손보험 가입자가 3200만명에 이를 정도로 보편화됐지만 "보험금 탈 때마다 병원에서 각종 서류를 받아 보험사에 보내야 해 번거롭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금까지는 실손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타려면 우선 병원에서 진료비 영수증, 영수증 세부 내역서, 처방전 등 서류를 받은 다음 보험금 청구 신청서와 함께 이 서류들을 우편·팩스·이메일 등으로 보험사에 내야 했다.

이러다 보니 번거롭고 처리 시간도 오래 걸렸다. 아예 소액 청구는 포기하는 경우도 적잖았다. 보험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1만원 이하 외래 진료비에 대한 미청구 건수 비율은 51.4%에 이르렀다. 이번에 도입하는 간소화 서비스는 실손보험 가입자가 병원에 설치된 무인 단말기나 해당 병원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 다음 진료비 영수 이력을 보험사에 보내는 방식이다. 버튼 몇 번만 누르는 것으로 번거로운 절차를 모두 대신하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원래 병원 측이 보험 가입자 동의를 얻어 관련 서류를 보험사에 보내는 방식을 채택하려고 했다. 그러나 진료 기록을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의료법 위반 소지 때문에 도입이 지연됐다. 이번 간소화 서비스는 병원이 아닌 환자가 병원 무인단말기 등에서 보내는 '묘수'를 찾아내 가능해졌다. 서비스 도입으로 ▲보험 가입자는 보험금을 손쉽게 청구하고 ▲병원은 각종 서류를 발행하는 업무 부담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헌 지앤넷 대표는 "분당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서울 적십자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에서도 해당 서비스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