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性평등, 여기선 세계 10위 저기선 116위

유엔개발계획(UNDP)이 전 세계 188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21일 발표한 '2015 성불평등지수(Gender Inequality Index·GII)' 순위에서 한국이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세계에서 10번째로 성평등한 국가라는 뜻인데, 지난해 10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6 성격차지수(Gender Gap Index·GGI)' 결과와 크게 다르다. 성격차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144국 중 116위로 성평등 수준이 매우 낮았다. 같은 '성평등' 관련 지수인데,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일까.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순위를 매기는 지표와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UNDP의 '성불평등지수'는 인적 개발과 활용 측면에서 성불평등으로 인한 손실을 측정하는 것이다. ①건강(모성사망비, 청소년 출산율), ②여성 권한(여성 국회의원 비율, 남녀 중등 교육 이상 받은 비율), ③노동 참여(남녀 경제활동 참가율) 등 3개 영역 5개 지표를 이용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모자 보건 수준과 여성 교육 수준이 우수하기 때문에 성불평등지수 순위가 높다고 여성정책연구원은 밝혔다.

이번 발표에서 1위는 스위스가 차지했다. 이어 덴마크, 네덜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한국(10위)과 함께 싱가포르(11위), 일본(21위)이 상위권에 올랐고 중국은 37위였다.

반면 WEF의 '성격차지수'는 해당 국가의 수준은 고려하지 않고 '남녀 간 격차'만 본다. '유사 업종 내 남성 대비 여성 임금' '남성 대비 여성의 경제 참여율' '남성 대비 여성 전문 기술 인력 비율' 등 14개 지표를 통해 남녀 격차가 얼마나 많이 나는지 계산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성격차지수에서는 여성의 전반적인 지위가 높은 나라라도, 남녀 차이가 크면 순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남녀 경제 참여율이 모두 비슷하게 낮은 후진국보다 전반적인 경제 참여율은 높으나 남녀 차이가 큰 선진국의 순위가 더 낮은 것이다. 그 결과 유럽의 빈국 몰도바(26위)가 미국(45위), 호주(46위), 일본(111위)보다 순위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