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코너] 스타 강아지·고양이 "사생팬도 있어요"

인천에 사는 강승연(여·29)씨는 지난 22일 웰시코기 종(種) 반려견 '백호'와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으로 생중계했다. 방송이 시작하자마자 수천명이 몰렸다. 백호가 나무 밑동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거나 강씨가 던진 원반을 물고 오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너무 귀여워요' '백호 덕분에 하루를 버틸 힘이 나네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백호는 소셜미디어에서 대표적인 '스타 강아지'로 통한다. 인스타그램 구독자가 4만7000여 명, 트위터 구독자가 7만9000여 명이다. 배를 보이며 하품하는 모습처럼 평범한 사진에도 '좋아요'가 수천 개씩 달린다. 강씨는 "강아지 용품 업체 측의 협찬 요청을 모두 거절하는데도 일주일에 2~3차례씩 문의가 온다"며 "인스타그램에 상품 사진 한 번 올리는 조건으로 수십만원을 준다는 제안도 있다"고 했다. "백호 팬미팅을 하자"고 제의하는 팬이나 "백호를 직접 보고 싶다"며 주소를 알려 달라는 '사생팬(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다니는 열성팬)'도 있다. 강씨는 "산책 도중에 팬을 만나면 '제발 인터넷에 주소를 올리지 말라'고 당부한다"고 했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명 시대가 되면서 스타 강아지·고양이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고양이 '들깨'도 인스타그램 구독자가 7만1000명인 '스타 고양이'다. 팬들은 들깨를 그린 그림이나 직접 만든 장난감을 보내며 애정을 표한다. 들깨를 기르는 김모(여·31)씨는 "고양이 용품을 무료로 보내주면서 사용 후기를 올려 달라는 연락이 곧잘 온다"며 "요즘은 협찬 업체를 선별해서 받아야 할 정도"라고 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은 '스타 따라 하기'에 열중이다. 경기 남양주에 사는 권모(25)씨는 자신의 고양이에게 스타 고양이 '두부'가 먹는 간식을 사 줬다. 권씨는 "두부처럼 유명한 고양이가 먹는 간식이니 몸에도 좋으리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강아지 '달리'는 지난달 인천국제공항공사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그간 피겨스케이터 김연아와 배우 김수현 등이 맡았던 자리에 최초로 명예홍보견(犬)이 임명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