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자지껄 이 뉴스] 갤럭시 S8 공개, 왜 뉴욕필 공연장서 했을까

30일 자정(한국 시각) 삼성전자가 야심작 '갤럭시S8' 시리즈 공개 행사를 연 곳은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게펜홀이었다. 링컨센터는 맨해튼 한복판에 자리 잡은 뉴욕의 대표적 문화예술 공간. 오페라·클래식·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을 한곳에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왜 여기였을까.

삼성 그룹 관계자는 "뉴욕의 랜드마크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재작년 갤럭시 노트5 행사 때는 링컨센터 내(內) 1100석 규모의 실내악 공연장 앨리스 툴리홀이었는데, 이번 갤럭시S8은 2700석 규모의 '데이비드 게펜홀(이하 게펜홀)'로 커졌다.

게펜홀은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주 홀이다. 레너드 번스타인, 피에르 불레즈, 주빈 메타, 쿠르트 마주어, 로린 마젤이 상임 지휘자를 맡았던 뉴욕 필의 안방이자 음악가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무대다. 지난해 12월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71)가 뉴욕필과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을 협연해 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번 갤럭시S8 공개 행사는 2000명 인파로 가득 찼다. 평소 클래식 공연을 홍보하는 플래카드가 나부꼈던 건물 외벽에는 '언박스 유어 폰(Unbox your phone)'이라 쓰인 포스터가 나붙었다. 한 편의 공연처럼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신기능이 소개될 때마다 객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뉴욕은 미국 소비 트렌드의 심장. 1962년 건립된 링컨센터는 공연예술도서관, 줄리아드음악원 등이 있고 뉴욕필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뉴욕시립발레단 등 11개 예술 단체가 상주해 매년 관광객 500만명이 찾는 명소다. 뉴욕 시민에게 게펜홀은 세계 정상급 음악가들이 날마다 아름다운 음악으로 심신을 달래주는 휴식처. 그런 곳에서 신제품을 공개해 예술성을 가미한 최첨단 스마트폰이란 이미지를 주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링컨센터는 글로벌 기업의 신제품 발표행사에 종종 이용된다. LG전자도 2015년 10월 LG V10 스마트폰 공개행사를 링컨센터 내 268석짜리 영화관인 월터 리드 극장에서 진행했다.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 '에이버리 피셔홀'로 익숙한 게펜홀은 2015년 가을 이름이 바뀌었다. 2019년부터 5억달러(약 5571억원)를 들여 감행할 개·보수 비용으로 1억달러(약 1115억원)를 쾌척한 데이비드 게펜(74)의 이름을 딴 것. 록밴드 '이글스'와 가수 밥 딜런 등과 일하며 대중음악 프로듀서로 명성을 쌓은 게펜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드림웍스를 세운 인물이다. 2014년 포브스가 선정한 400인 자산가 중 68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