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1조 베팅'… 글로벌 톱5 노린다
입력 : 2017.04.02 22:46
[박진수 부회장 R&D전략 발표]
국내 화학업계 첫 R&D 1조 투자 "자동차용 전지 세계 1위 守城"
종자·신약·백신 등 바이오산업에 집중 투자… 인력도 대폭 확충
"올해 연구개발(R&D)에만 1조원을 투자합니다. 2025년엔 글로벌 화학업계 '넘버 5'가 될 것입니다."
박진수(65·사진)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31일 대전 유성구 기술연구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단기 R&D 전략과 사업 목표를 제시했다. LG화학의 글로벌 화학업계 순위는 매출액 기준 11위(21조원). 하지만 바이오와 전지, 차세대 신소재를 집중 육성해 2025년까지 매출액 5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화학업계에서 R&D에만 연간 1조원을 투자하는 기업은 LG화학이 처음이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으로는 4%를 넘는다. 바스프(2015년 기준 3.8%)와 다우케미칼(3.3%) 등 세계적 화학사보다 높다. 박 부회장은 "당장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R&D는 물론, 미래 준비를 위한 핵심·원천 기술에도 선제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조(兆) 단위를 투자하는 올해가 세계적 화학사로 도약하는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1일 LG기술연구원의 '배터리연구소'. 섭씨 180도로 달궈진 불판 위에 흰색 테이프 형태의 분리막들이 올려졌다. 분리막은 음극재와 양극재를 분리하면서 리튬이온만 이동시키는 기능을 하는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이다. 분리막이 손상되면, 2차전지가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 불판에 올려지고 60초쯤 지나자, 한 곳의 분리막은 쪼그라들고, 다른 곳은 멀쩡했다. 분리막개발팀의 이제안 연구원은 "손상된 것은 일반 분리막, 그대로인 건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안전성강화분리막(SRS)'"이라며 "분리막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했기 때문에 충격이나 열에 강해 폭발 안 하는 2차전지를 만드는 필수부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현재 전 세계 30여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용 2차전지 납품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연구개발비로 투자할 1조원 중 2차전지 분야에만 약 3000억원을 투입할 것"이라며 "자동차용 전지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 세계 1위의 지위를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박진수(65·사진)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31일 대전 유성구 기술연구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단기 R&D 전략과 사업 목표를 제시했다. LG화학의 글로벌 화학업계 순위는 매출액 기준 11위(21조원). 하지만 바이오와 전지, 차세대 신소재를 집중 육성해 2025년까지 매출액 5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화학업계에서 R&D에만 연간 1조원을 투자하는 기업은 LG화학이 처음이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으로는 4%를 넘는다. 바스프(2015년 기준 3.8%)와 다우케미칼(3.3%) 등 세계적 화학사보다 높다. 박 부회장은 "당장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R&D는 물론, 미래 준비를 위한 핵심·원천 기술에도 선제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조(兆) 단위를 투자하는 올해가 세계적 화학사로 도약하는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1일 LG기술연구원의 '배터리연구소'. 섭씨 180도로 달궈진 불판 위에 흰색 테이프 형태의 분리막들이 올려졌다. 분리막은 음극재와 양극재를 분리하면서 리튬이온만 이동시키는 기능을 하는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이다. 분리막이 손상되면, 2차전지가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 불판에 올려지고 60초쯤 지나자, 한 곳의 분리막은 쪼그라들고, 다른 곳은 멀쩡했다. 분리막개발팀의 이제안 연구원은 "손상된 것은 일반 분리막, 그대로인 건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안전성강화분리막(SRS)'"이라며 "분리막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했기 때문에 충격이나 열에 강해 폭발 안 하는 2차전지를 만드는 필수부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현재 전 세계 30여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용 2차전지 납품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연구개발비로 투자할 1조원 중 2차전지 분야에만 약 3000억원을 투입할 것"이라며 "자동차용 전지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 세계 1위의 지위를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바이오 분야도 LG화학이 집중투자할 신사업이다. LG화학은 작년 4월 국내 최대 종자회사인 '팜한농'을 인수했다. 최근 독일 제약·화학 회사인 바이엘이 미국 종자회사 몬산토 인수를 추진하는 등 화학업계의 농화학 분야 진출 붐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 지난 1월 LG생명과학을 흡수해 '생명과학 사업본부'를 만들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신약과 백신 개발을 하기 위한 합병이었다.
지난 31일 LG기술연구원의 제1 연구동에 있는 '생명과학연구소'에선 신약 개발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 미생물발효배양기에서 배양액을 추출하고 있었다. 이 연구소는 2003년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식 승인을 받은 신약인 호흡기 질환 치료제 '팩티브'가 탄생한 곳이다. 신약개발연구센터 윤승현 부장은 "신약 개발은 연구부터 허가까지 받는 데 평균 1만개 이상 새로운 물질을 합성해야 하는 등 10년 이상 기간과 엄청난 연구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R&D 능력을 키우기 위해 투자액뿐만 아니라 인력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현재 5300명 수준인 R&D 인력을 2020년에는 6300명으로 늘린다. 또 대전 기술연구원뿐 아니라 올해 말부터 서울 마곡의 'LG사이언스파크'에도 연구 시설을 마련한다. 박 부회장은 "바이오·신소재·전지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인력들이 자유롭게 교류하면서 혁신적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며 "이런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R&D 투자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1일 LG기술연구원의 제1 연구동에 있는 '생명과학연구소'에선 신약 개발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 미생물발효배양기에서 배양액을 추출하고 있었다. 이 연구소는 2003년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식 승인을 받은 신약인 호흡기 질환 치료제 '팩티브'가 탄생한 곳이다. 신약개발연구센터 윤승현 부장은 "신약 개발은 연구부터 허가까지 받는 데 평균 1만개 이상 새로운 물질을 합성해야 하는 등 10년 이상 기간과 엄청난 연구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R&D 능력을 키우기 위해 투자액뿐만 아니라 인력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현재 5300명 수준인 R&D 인력을 2020년에는 6300명으로 늘린다. 또 대전 기술연구원뿐 아니라 올해 말부터 서울 마곡의 'LG사이언스파크'에도 연구 시설을 마련한다. 박 부회장은 "바이오·신소재·전지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인력들이 자유롭게 교류하면서 혁신적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며 "이런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R&D 투자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