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처럼 서울에도

서울시가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들어서는 관문에 새 이정표를 세운다. 서울 진입을 환영하는 표지 이상의 의미를 담아 대한민국 수도(首都)의 첫인상과 도시의 정체성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 진입로인 가양대교 북단 램프, 마포구 한강난지공원 방음벽, 마곡철교 남단 등 세 곳에 '서울은 당신을 환영한다'는 뜻의 영문인 'Seoul Welcomes You' 글자판이 있다. 2011년 2월 설치됐으나 인지도가 낮고 미적 수준이 떨어져 서울을 상징하기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새로운 '서울 게이트(gate·관문)'는 'SEOUL(서울)'이라는 영문 글자로 이뤄진 조형물이다. 미국 LA의 명물인 '할리우드(HOLLYWOOD) 사인'을 참고했다. 1923년 미국 영화 산업의 중심인 할리우드 지역을 내려다보는 언덕에 세워진 이 간판은 1973년 LA시의 문화 유적으로 지정됐다. 글자 높이는 13.7m, 총 너비는 106.7m다. 서울 게이트는 글자 높이 15m에 너비 100m 정도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강변북로의 서울 경계부인 마포구 한강난지공원 둔덕이 유력한 설치 후보지이다. 작품 공모와 선정을 담당하는 시 공공미술자문단의 안규철 단장(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은 5일 "광화문광장의 해치처럼 서울의 상징물을 세우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시민 대다수가 동의할 상징이 명확하지 않아 영문 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이달까지 사업 계획을 확정하고 6월쯤 작품 공모에 들어가 10월까지 설치를 마칠 계획이다. 예산은 1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