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기흥·화성·광교… 수도권 남부, 유통 격전지로

5일 오전 10시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에 있는 신세계사이먼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 정식 개장을 하루 앞두고 일부 VIP 고객과 관계자들에게만 미리 공개한 날이었지만, 매장은 인파로 북적였다. 인근에 있는 시흥 배곧 신도시 주민뿐 아니라 광명, 인천 송도, 안산 주민들까지 소문을 듣고 이곳을 찾았기 때문. 송도에서 왔다는 주부 김모(40)씨는 "송도에도 아웃렛이 있지만 이번에 신세계에서 문을 연다고 해서 한번 와 봤다"며 "식당가도 잘 꾸몄고 아이들 놀이 공간도 넓어 가족과 함께 다 같이 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흥뿐 아니다. 용인, 화성, 광교 등에도 대형 쇼핑몰들이 줄줄이 개장을 예고하고 있어 수도권 남부 지역이 유통업계 신(新)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2020년까지 10여곳이 문을 열 예정이다.

◇가족·고소득층 겨냥한 복합 리조트

'시흥 프리미엄아울렛'은 부지 면적 14만7000㎡, 영업면적 4만2000㎡ 규모로 아르마니·코치·휴고보스 등 명품 매장뿐 아니라 내부에 2층짜리 별도 쇼핑몰을 만들어 아동매장과 생활가전·가구 매장이 따로 입점했다. 야외에는 7273㎡ 규모의 놀이터도 만들었다. 이 외에도 애완견 매장, 병원, 서점, 약국, 헤어·네일숍 등의 지역 밀착형인 생활 편의 시설, 30~40대 남자들을 위한 마블 스토어, 풋살 경기장 등도 조성돼 있다. 부지 면적만으로는 국내 최대 쇼핑몰인 '하남 스타필드(11만8000㎡)보다 크다. 조병하 신세계사이먼 대표는 "반경 30㎞ 내에 있는 1200만명이 공략 대상"이라며 "시흥 아웃렛을 단순히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라 가족들이 와서 즐길 수 있는 '복합 쇼핑 리조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내년 경기도 용인 기흥 신도시에 문을 열 '롯데프리미엄아울렛'과 '복합쇼핑몰'도 비슷한 콘셉트이다. 수입명품 브랜드를 취급하는 프리미엄 아웃렛 매장과 레저 등의 공간이 복합적으로 구성돼 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가 프리미엄 아웃렛을 레저·체험 시설을 강화한 복합 쇼핑몰 형태로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부지 면적은 신세계 시흥점보다 작지만, 영업면적은 6만6000㎡로 수도권 남부 지역 중 최대다.

현대백화점그룹이 2019년 문을 열 화성 동탄신도시의 '현대시티아울렛'도 교외형과 도심형의 복합 콘셉트로 구성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패션 중심의 아웃렛과 달리 30~40대 가족 고객들을 겨냥해 가구, 리빙 상품 등을 특화시킬 예정"이라며 "남성들을 위한 바버숍(이발소)과 취미 생활 특화 편집 매장 등도 아웃렛 최초로 입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같은 해 광교신도시점 문을 연다. 고소득층을 겨냥한 명품관과 함께 아쿠아리움 등 어린아이가 있는 젊은 가족들을 위한 공간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연면적은 15만㎡, 영업면적은 7만2727㎡이다.

◇도로·철도망 개통으로 이동 편리

수도권 남부에 새로운 교통망이 속속 개통되는 것도 유통업체들이 이곳에 출점을 결정한 주요 이유 중 하나다. 6일 문을 여는 신세계 아웃렛 시흥점은 외곽순환도로와 제2·3경인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시흥평택고속도로 등 5개 주요 고속도로가 경유한다. 이 외에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안양~성남 ▲구리~포천을 잇는 수도권 고속도로가 개통될 예정이다.

수도권 남부 입점 예정 유통 매장들은 이러한 교통망을 바탕으로 원거리 손님들을 끌어오기 위해 매장들 규모가 커지는 게 특징이다. 이름에 '타운' '센터'가 많이 들어간다.

신세계그룹은 2018년 경기도 성남 위례 신도시에 '이마트타운'을 열 계획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일렉트로마트, 토이킹덤 등의 대형 매장 복합단지다. 2020년에는 인천 송도에 패션중심쇼핑몰 '신세계라이프스타일센터'를 열 계획이다. 인천 청라와 경기도 안성에도 비슷한 '복합쇼핑몰' 형태의 매장을 구상 중이다.

롯데 역시 경기도 화성과 인천 송도에 주거 시설뿐 아니라 상업·쇼핑시설, 문화시설 등이 모두 포함된 '롯데타운' 건설을 준비 중에 있다.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1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고속철도(SRT),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광역환승센터(가칭)와 연결돼 광역 상권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역 주민뿐 아니라 인근 도시 주민까지 끌어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