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은 외롭지 않았다

'낙성대역 의인(義人)' 곽경배(40)씨를 돕겠다는 후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곽씨는 지난 7일 서울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에서 '묻지마 폭행범'을 제지하려다 부상을 당해 7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정부 보상을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당장 수백만원의 치료비를 혼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본지 10일 자 A12면 : ☞ '낙성대 묻지마 폭행' 막은 義人이 울고있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10일 곽씨가 입원한 동작구 보라매병원을 찾아 "치료비를 전액 후원하겠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이재성 전무는 "공익(公益)을 위해 행동하다 다친 곽씨가 비용 문제까지 떠안는 건 안 될 일"이라며 "이미 발생한 수술·입원비 등은 물론 앞으로 통원이나 재활 치료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재수술이 필요할 때 드는 비용까지 모두 부담하겠다"고 말했다. 곽씨는 처음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거절했지만, 재단 측의 설득에 후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부산의 한 자동차부품전문 회사가 운영하는 사회복지재단은 이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의로운 일을 하다 다친 곽경배씨를 돕고 싶다"고 익명으로 후원 의사를 전했다. 이 재단 관계자는 "의로운 일을 하신 분께 위안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어딘지 밝히지 않고 조용히 성금만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소울드레서' 유저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본지에 "곽씨 기사를 보고 많은 네티즌이 인터넷 게시판에 '십시일반 돈을 모아 후원하자'는 의견을 남겼다"며 "네티즌들이 후원금을 모을 수 있는 계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게임전문지 편집장으로 일하는 곽씨가 소속된 한국게임전문미디어협회는 곽씨에 대한 후원·지원 업무를 전담하기로 했다. 협회 측은 "좋은 뜻이라고 하더라도 환자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연락은 절대적으로 안정이 필요한 환자의 회복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곽씨가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협회가 비서 역할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