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요금 내고도 40% 빠르게… SKT '4.5G' 국내 첫 상용화

새 스마트폰을 사는 SK텔레콤 가입자들은 다음 달부터 같은 통신 요금을 내고도 지금보다 최고 40% 빠른 LTE(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20일 서울 중구 을지로 T타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LTE 단계에서 선보일 수 있는 최고 속도 통신 기술인 '5밴드 CA(주파수 묶음 기술)'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최승원 인프라전략본부장은 "2011년 LTE 첫 출시 때보다 9배 빠른 속도"라며 "2기가바이트(GB)짜리 고화질(HD) 영화 한 편을 단 23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다음 달 서울과 광역시 등 주요 지역 23곳을 시작으로 상반기 안에 전국 85곳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최 본부장은 "LTE와 5G(5세대 이동통신)를 연결하는 징검다리 기술이라는 의미를 담아 이번 서비스를 4.5G(4.5세대 이동통신)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SK텔레콤이 현재 주파수 다섯 대역에서 보유하고 있는 총 70MHz(메가헤르츠)의 주파수를 한데 묶는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주파수는 도로와 같다. 도로가 넓으면 더 많은 차가 빨리 이동할 수 있는 것처럼 각 대역에 흩어져 있는 주파수를 묶으면 데이터를 더 빠른 속도로 전송할 수 있다. 10MHz 폭을 한 차선이라고 본다면 SK텔레콤은 이번 기술로 7차선 고속도로를 확보한 셈이다.

현재 다른 통신업체들은 40~50MHz 폭까지만 묶어 서비스하고 있다. KT는 네 주파수 대역에 50MHz를, LG유플러스는 세 대역에 50MHz를 보유하고 있다.

갤럭시S8 스마트폰을 가진 SK텔레콤 가입자들은 다음 달부터 자동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4.5G를 이용할 수 있다. 최 본부장은 "갤럭시S8 이후 출시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4.5G를 기본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 갤럭시S8 이전에 출시된 스마트폰에는 4.5G를 지원하는 통신 칩이 없어 서비스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