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 된 아웃렛… "부모 지갑 열려면 童心 잡아라"

27일 오전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경기도 이천점. 기존 2개 쇼핑동 옆에 1만4200㎡(약 4300평) 규모로 신축된 '패션&키즈몰'은 총 47개 점포 중 SPA 브랜드 4개와 편의점, 잡화 매장 4개를 제외한 39개 점포(83%)가 어린이 관련 매장이다. 건물 3층의 직업 체험 테마파크인 '리쏘빌'에선 어린이들이 소방관·요리사·의사·은행원 등 14개 시설에서 20개의 직업을 체험할 수 있다. 2층 키즈파크인 '닥터밸런스'에선 아프리카 정글 콘셉트의 놀이시설에서 아이들이 체육 활동을 한다. 초대형 완구점 '토이저러스'도 입점했고, 1층에는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레고'를 조립할 수 있는 '브릭카페'도 있다. '탑텐키즈' 'MLB키즈' 등 어린이 브랜드의 의류·잡화 매장과 '키즈세사' '밴키즈' 브랜드 등의 아동용 가구·식기 상품도 구매할 수 있다. 롯데아울렛 이천점은 어린이 공간 증축으로 총 6만7200㎡(약 2만400평)의 영업 면적을 확보, '롯데몰 동부산'을 제치고 국내 최대 규모 아웃렛으로 올라섰다.

◇"맛집·극장만으론 고객 유인 한계… 아웃렛을 '놀이공원'으로"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이 어린이를 위한 쇼핑·테마파크 건물을 새로 지은 것은 어린이·남성 등을 위한 각종 이벤트·스포츠 공간을 함께 넣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쇼퍼테인먼트(Shoppertainment·쇼핑+엔터테인먼트)' 전략이다. 롯데아울렛 관계자는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기존 유통 채널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쇼핑만을 할 수 있는 매장으로는 고객 유치가 쉽지 않다"며 "유통시설을 아이들의 '놀이공원'으로 만들어 30~40대 층의 소비를 이끈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기존의 쇼퍼테인먼트가 맛집·극장 등에 한정돼 있었다면, 최근 유통가의 쇼퍼테인먼트 키워드는 '어린이'다. 지난해 9월에 문을 연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 역시 어린이를 겨냥한 '쇼퍼테인먼트' 시설을 대거 갖췄다. 건물 4층과 옥상 등 5300㎡(약1600평) 공간에 마련된 스포츠 테마파크 '스포츠몬스터'는 농구·야구·풋살 등 기본 스포츠뿐 아니라 암벽등반·트램펄린·자유낙하 등 익스트림 스포츠까지 30여 종의 스포츠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교외에 위치한 프리미엄아웃렛이나 복합쇼핑몰의 경우 고객이 방문을 하려면 거의 한나절을 소진해야 하는데, 기존의 맛집·극장만으로는 가족 단위 고객을 끌어오는 데 한계가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아웃렛·쇼핑몰 고객 중에서 어린 자녀를 둔 30~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이라며 "스포츠몬스터나 리쏘빌 모두 어린이들을 맡기고 어른들은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갖춰 아이 때문에 쇼핑을 하기 어려웠던 고객들에게 인기"라고 했다.

◇불황·저출산에도 '키즈 산업'만은 성장한다

저성장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저출산으로 아이들 수는 줄지만, '키즈(Kids) 산업'은 큰 폭으로 성장한다는 점도 유통 업체가 앞다퉈 어린이 공간을 확대하는 이유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 27조원 규모던 키즈 산업은 지난해 39조원대로 4년여 만에 44% 급성장했다. 이 때문에 유통 업체들의 신규 출점의 키워드가 '어린이'에 맞춰지고 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은 지난해 4월 개장을 하며 '유아동복 복합관'을 개설, 30여 개 아동 의류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완구나 어린이 의류 등 '키즈라인' 물량을 기존 아웃렛의 2배 이상으로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회전목마와 아이들이 흙장난을 할 수 있는 모래사장 등을 갖춘 '실외형 어린이 놀이터'를 선보였다. 교외의 아웃렛·쇼핑몰뿐이 아니다. 지난 25일 문을 연 롯데마트 서울 양평점은 스마트폰에 롯데마트 앱을 다운받은 후 벽과 기둥에 갖다 대면 스마트폰 화면에 아이언맨(어벤져스), 엘사(겨울왕국) 등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등장하는 'AR(증강현실)존'을 설치했다. 스펀지로 된 탄알을 장전한 뒤 발사해 목표물을 맞추는 장난감 너프(Nerf)건 체험존도 남자아이들에게 인기다. 모두 대형 마트 최초로 도입됐다. 이충열 롯데아울렛 이천점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아동 전문관 개장으로 가족 단위 고객의 방문이 더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