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기 집 드나드는데… 담 넘어야 되는 사람들

서울 강서경찰서는 다세대주택 건물 출입구에 벽을 쌓아 통행을 막은 혐의(일반 교통 방해)로 땅주인 최모(67)씨에 대한 고소가 들어왔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달 23일 강서구 공항동 3층짜리 다세대주택 출입문에서 바깥으로 통하는 길에 높이 1.5m가량 벽돌담을 쌓아 세입자들의 통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이 다세대주택 주차장으로 쓰는 공터 약 50㎡를 포함해 이 건물 앞 도로까지 이어지는 총 155㎡ 면적의 땅주인이다. 최씨는 지난달 이 다세대주택 건물주 나모(35)씨가 건물을 매매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 주인에게 자기 땅도 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새로운 주인이 "최씨의 자투리 땅에 도로가 일부 포함돼 있고 가격도 맞지 않는다"며 땅을 사주지 않자 담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사유지에 높이 2m 미만 담장을 쌓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구청에서 들었다"며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서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2m가 넘는 담장은 공작물 축조 신고 대상이지만 최씨가 쌓은 담장은 1.5m밖에 안 되기 때문에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최씨가 자기 땅에 담을 쌓은 것이기 때문에 행정 조치를 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세입자 김모(56)씨는 "건물이 담으로 빙 둘러져 있어 집으로 드나드느라 매일 담벼락을 넘어 다니고 있다"며 "건물주와 땅주인의 다툼으로 애꿎은 세입자들 등만 터진 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