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대응 안한 안전처… "완전히 진화" 산림청 발표 뒤 다시 불

"연기가 밀려오는데 대피 방법을 알려주는 곳이 없다." "산불 보도가 없어 사람들이 차를 타고 다니며 본 것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연휴 기간 동해안 일대에서 일어난 산불에 대해 긴급 대피 문자 발송과 재난 방송이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6일 오후 강원도 강릉 시민들은 매캐한 연기가 시내까지 넘어들자 인터넷 포털 뉴스나 트위터 등을 시시각각 검색하며 불안에 떨어야 했다. 한때 강릉 도심까지 불이 번졌다는 가짜 뉴스가 돌기도 했다.

국민안전처는 6일 오후 4시 6분 강원도 고성·양양·속초·삼척·동해 등 동해안 일대 주민 휴대전화로 '입산 시 화기(火器) 소지 및 폐기물 소각 금지 등 화재 주의하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미 삼척과 강릉에서 산불이 발생해 한창 번져가는 시점이었다. 안전처 페이스북 계정엔 7일 아침까지 산불과 관련한 아무런 공지사항이 없었다. 안전처 관계자는 "산림청이나 강원도, 강릉시 등에서 재난문자 발송을 요청하지 않았고, 현장 상황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지역에만 따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는 없었다"고 했다.

산림청은 7일 오후 6시 "산불을 완전히 진화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오후 7시 30분 이후에도 금산 1리 마을회관 앞, 강릉교도소 담장 주변 등에서 불길을 봤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지난 6일 최초 발화 지점과 멀지 않은 어흘리 대관령박물관 인근서도 다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재난방송 주관사인 KBS도 산불 대처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KBS 재난포털(d.kbs.co.kr)에는 강릉에서 산불이 난 지 10시간이 넘은 7일 새벽 2시까지도 산불 건수가 '0'으로 표시돼 있었다. KBS 강릉방송 홈페이지에는 지난 5일 일어난 산불 소식만 떠 있었다. KBS 측은 이에 대해 "산림청이 보내주는 정보를 그대로 싣는 시스템인데 산림청이 잘못된 정보를 보내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