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베스트셀러-중국] 13년 만에 주목받은 소설 '天局'

중국 방송 사상 최대 규모의 반부패 드라마라는 간판을 달고, 한국으로 치면 '모래시계'급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2017). 드라마는 한둥성 징저우시라는 가상의 중국 도시를 배경으로 최고인민감찰원 반부패총국의 활약상을 다룬다. 한둥성 공안청장인 치퉁웨이는 이 드라마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유일한 악역. 1급 전쟁 영웅 출신인 그는 군자의 풍모로 자신의 야망과 위선을 감춘다.

"온 세상이 내 앞에 머리를 조아리게 하겠다"고 외치던 그가 극 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소설이 '천국(天局)'이다. 바둑에 빠져 자신의 생을 걸고 신선과 승부를 벌인 끝에 승리를 거두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이 천국이 드라마를 위해 꾸며낸 얘기가 아니라 동명(同名)의 실재 소설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이 작품이 수록된 소설집이 출간 13년 만에 베스트셀러 순위표를 역주행했다. 알고 보니 작가는 '인민의 이름으로'의 원작자 저우메이션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이 드라마의 기획자 겸 소설가인 쟈오젠이었다. 2004년 출간 당시 별 주목을 못 받았던 쟈오젠의 소설집은 드라마가 대히트하면서 뒤늦게 재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