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이재민에 주택 무상임대"… 전국 각지서 온정

강원도 강릉과 삼척에서 발생한 산불이 나흘 만에 진화됐다. 이번 불로 327㏊(잠정) 넓이의 산림과 주택 34채가 소실됐다. 하지만 전국 각지에서 이재민을 도우려는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강릉에서 공동주택 임대업을 하는 노모(39)씨는 지난 7일 오후 강릉시청 건축과에 전화를 걸어 "산불 피해 이재민을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1월 강릉시 회산동에 5층짜리 공동주택을 신축했는데, 비어있는 5가구를 이재민에게 무상 임대해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재민들은 10월 초까지 지내면서 전기와 가스, 수도 비용만 내면 된다는 조건이었다. 시는 다음 주까지 가족 구성원이 많거나 고령인 이재민 중 입주 대상자를 선정해 노씨와 임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화마의 현장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생후 24일 된 아기와 어머니에게도 온정이 쏟아졌다. 이모(34)씨는 지난 7일 인터넷 카페에 "산불로 집이 다 타버렸다. 당장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기본 물품조차 없어 막막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씨의 사연을 접한 카페 회원들은 기저귀와 젖병, 아기 목욕용품 등을 보냈다. 이씨는 "도와주신 은혜 잊지 않겠다. 이웃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GS 25는 육개장·생수 등 생필품 1770상자를, 연세우유 강릉지점장은 우유 150개를 강릉시에 보내왔다.

한편 산림 당국은 지난 6일 오전 삼척시 도계읍 점리 인근 야산에서 시작된 불을 72시간 만인 9일 오전 진화했다고 밝혔다. 삼척에선 국유림 200㏊와 사유림 70㏊ 등 총 270㏊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 1채도 불에 탔다. 강릉 산불도 발생 63시간 만인 이날 오전 6시 34분에 완전히 진화됐다. 헬기 10대와 소방차 33대, 인력 2471명이 마지막 진화 작업을 했다. 강릉에선 산림 57㏊와 주택 33채가 불탔다. 이에 따라 축구장 457개 넓이인 강원도 산림 327㏊(잠정)가 잿더미가 됐다. 주택 34채가 소실됐고, 7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