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법정서 '선글라스 설전'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10일 최순실(61·사진)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 공판에서 "최씨가 딸 정유라씨의 이대 수험번호를 주며 '알아봐 달라'고 말해서 합격에 힘을 써 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김수정) 심리로 열린 최씨와 최경희(55) 전 이대 총장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 전 차관은 "2014년 9월 최씨 요청을 받고 김경숙 전 이대 학장을 만나 입학 청탁을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최씨가 먼저 '딸이 대학에 원서를 넣으면 알아봐 줄 수 있느냐'고 물어 '이대 체육대학 학장(김 전 학장)을 안다'고 답했는데, 이후 최씨가 다시 전화를 걸어 '이대에 지원했으니 전에 말했던 그 학장에게 부탁해 달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차관은 "최씨로부터 '유라가 면접을 볼 때 국가대표 단복을 입고 금메달을 가져가는 게 어떻겠냐'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잘 얘기해 달라' 같은 부탁을 받았다"며 "이대 수시 합격자가 공식 발표되기 전에 김 전 학장으로부터 정씨의 합격 소식을 듣고 최씨에게 전해주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이화여대 함정혜(60) 교수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정유라씨의 지도교수였던 함 교수는 지난 1일 김경숙 전 학장 공판에서 "최씨가 학교로 찾아와 선글라스도 벗지 않고 모욕적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날 "내가 미친 사람도 아니고…. 선글라스 안 썼는데 교수님이 거짓말을 한다. 원래 눈이 나빠서 선글라스를 쓰지 않는다"고 했다. 함 교수는 "연두색 테가 특이해서 정확히 기억한다. 보도 보면 매번 선글라스 끼셨던데…" 하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