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전교조 무단결근 징계 않겠다"

전교조 전임 활동을 한다며 무단결근 중인 전교조 소속 교사 2명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오는 7월까지 학교에 복귀하지 않더라도 징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부에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무단결근하며 장기간 수업에 나오지 않는 전교조 교사의 불법 행위를 사실상 두둔하고 나선 것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그동안 "(무단결근 중인) 전교조 전임자의 처리 문제를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로 미루라"는 입장을 보이다, 정권 교체 이후 전교조 교사 징계를 하지 않거나 미루는 결정을 내렸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대선 사흘 뒤인 지난 12일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7월 1일 자로 노조 전임자가 복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교육부에 보냈다. 이에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24일 전교조 전임자 2명에 대한 휴직을 허용한 서울시교육청의 결정을 직권 취소했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7월에 복귀 발령을 내린다는 것"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이 이미 전임 허가를 내준 바 있으니 오는 7월까지 전교조 교사들이 출근하지 않더라도 징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두 교사는 현재 전교조 편집실장과 참교육연구소장 등 전교조 전임으로 지난 3월 2일부터 일하고 있다. 결국 오는 7월까지 100여 일 동안 무단결근하더라도 이를 모른 척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교육공무원 징계 규정은 고의로 직장을 이탈할 경우 파면 등 중징계 처분을 내리도록 하고 있다.

전교조는 지난해 고등법원의 '법외(法外) 노조' 판결로 노동조합의 권리를 박탈당해 전임자를 둘 수 없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16명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지난 3월부터 학교에 무단결근하며 전임으로 일하고 있다. 이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이 전임 허가를 내주면서 전교조를 '측면 지원'하자, 교육부는 직권으로 교육청의 결정을 취소하며 맞섰다. 서울시교육청 소속 전교조 전임자 2명의 경우, 교육부가 지난달 24일 교육청의 전임 허가를 취소함에 따라 현재 다시 무단결근자 신분이 됐다.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의 초법적 발상에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즉각 전교조 교사들이 복직하도록 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중징계를 내리도록 서울시교육청에 통보하겠다"며 "무단결근한 교사를 징계하지 않으면 (교육감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형사 고발하겠다는 방침이 이미 섰다"고 말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문재인 정권에서 법외노조 전교조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지역 한 초등학교 교장은 "새 정권이 이념적으로 가까운 '전교조 지키기'에 나설 거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다른 교육계 관계자도 "일선 교단에서 '법보다 더 센 것이 바로 전교조'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교조 전임자가 소속된 전국 10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무단결근에 대해 징계하지 않겠다"고 밝힌 곳은 서울·강원교육청 뿐이다. 경기·인천·전남·대전·세종·울산·제주교육청은 무단결근한 11명 교사에 대해 이미 징계 절차를 밟고 있거나 향후 징계에 들어갈 계획이다. 경남교육청의 경우 오는 22일까지 무단결근 중인 2명의 교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교육부에 보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