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에 좌우측면… '3면 스크린' 홈 시어터·IPTV 시대 관객에 극장서만 가능한 체험 제공
토종 기술로 개발한 특수 상영관 포맷 '스크린 X' 기술을 전면 적용한 할리우드 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오는 18일 국내 개봉하는 워너브러더스 영화 '킹 아서: 제왕의 검'(감독 가이 리치). '스크린 X'는 눈앞의 스크린에 좌우측 벽면까지 더해 3면 270도로 영상을 펼쳐 입체감과 몰입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그동안 '히말라야' '부산행' 등 국산 영화에 주로 적용됐다.
CGV는 "전국 49개 상영관에서 '킹 아서'를 스크린X 버전으로 상영한다"고 밝혔다. 영화는 가수 마돈나의 전 남편인 개성파 영국 감독 가이 리치 작품. 사창가 건달로 자란 아서가 우연히 바위에 꽂힌 검을 뽑으며 예언된 왕의 혈통으로 드러나고, 아버지의 원수인 악한 왕 보티건과 맞서게 되는 이야기다. 두 시간짜리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스타일이 잘 살아 있다.
전면에 더해 좌우 측면까지 3면에 영상을 펼치는 토종 기술‘스크린 X’를 적용한 할리우드 영화‘킹 아서: 제왕의 검’의 한 장면. /CJ CGV
'킹 아서…'는 본격 할리우드 영화에 스크린 X 포맷을 처음 적용한 사례라 의미가 크다. 이 포맷은 본격 보급 4년 만에 4개국 109개 스크린에 상영되는 성과를 거뒀지만, '아이맥스'처럼 세계 관객에게 익숙해지려면 갈 길이 멀다. 일단은 할리우드 대작 영화에 더 많이 적용되는 것이 지름길. 글로벌 영화 산업계는 3D나 아이맥스 등 '영화관의 미래'로 불리는 특수 상영관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홈 시어터' 기술이 발전하고 IPTV나 '넷플릭스' 등의 인터넷 영상 콘텐츠도 늘어나는 시대, 점점 전통적 극장에 흥미를 잃어가는 관객을 붙잡기 위해선 '극장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영화 체험'이 갈수록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킹 아서…'의 상영 시간 126분 중 '스크린 X' 장면은 30분 정도. 영화 도입부에선 키 90m가 넘는 괴물 코끼리가 성곽을 때려 부수는 장면이 극장의 3면을 휘감는다. 코끼리가 거대한 코를 휘두를 때, 관객 머리 위로 바람을 가르는 듯한 느낌. 특수효과와 슬로모션을 활용하며 엑스칼리버를 휘두르는 전투 장면에서도 효과가 크다.
CGV는 "개봉 한 달 전 제작사 측과 포맷 적용에 합의했고, 우리 기술진이 후반 작업에 매달려 완성했다"며 "기획·촬영 단계부터 이 포맷이 적용된 영화 한 편을 포함, 첩보물 등 올해만 할리우드 영화 5편이 스크린 X 포맷으로 개봉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