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車, 수입차가 독점한 고성능차 시장에 도전장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기아차의 고성능차 스팅어가 이달 중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된다. 최고 출력 370마력에 최대 토크 52㎏·m 힘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9초가 걸리는 고성능 세단이다. 그동안 국내 고성능차 시장은 수입차인 BMW M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 AMG 등이 대부분이었지만 기아차가 이번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고성능차는 페라리나 포르셰 같은 '수퍼카'에 버금가는 주행 성능과 편의 기능을 갖추면서도 대량생산이 가능한 차종을 가리킨다.

스팅어뿐 아니라 하반기에는 현대차가 제네시스 G70을 내놓고 고성능차 경쟁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 차는 작년 3월 뉴욕 모터쇼에서 '뉴욕 콘셉트'로 처음 소개됐다. 4도어 스포츠 세단으로 2.0L T-GDi 엔진과 전기 모터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설계된다.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고 245마력에 36㎏·m 토크를 발휘한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는 올 연말쯤 고성능 라인인 N브랜드를 단 첫 모델인 'i30N'을 유럽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해치백인 i30 차량을 기본형으로 하는 이 차는 2.0L 터보 파워 트레인에 300마력 이상 출력을 낸다. 지난달 혹독한 주행 조건으로 악명이 높은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열린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 예선전'에서 완주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내년엔 국내에서 '벨로스터N'을 선보일 방침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고성능 차량들은 수요가 크진 않지만 현대차의 기술력 발전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며 "수입차가 독점했던 국내 고성능차 시장에 국산차가 등장하면 시장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