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5년만에 우승 사냥… 박인비 국내 첫 우승 도전

한국 골프의 간판스타인 최경주(47)와 박인비(29)가 같은 주에 열리는 국내 남녀 대회에 나란히 출전한다. 두 선수가 국내 무대에 동시에 등장하는 건 8년 만이다.

2015년 '커리어 그랜드 슬램(4대 메이저 대회 모두 우승)'을 달성한 박인비는 지난해 리우올림픽 금메달까지 더하며 세계 여자 골프 역사상 첫 '골든 슬램'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유독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박인비는 지난해까지 9년간 16차례 국내 대회에 출전했지만, 준우승만 5번 기록하며 무관(無冠)에 그쳤다.

박인비는 17일부터 닷새 동안 열리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장)에 출전해 KLPGA 투어 첫 승에 또 한 번 도전장을 냈다. 박인비는 조별리그 첫날 이선화와 대결에서 초반부터 압도적인 쇼트 게임 감각을 선보이며 5홀을 남기고 6홀 차로 완승(6&5)했다. 이번 대회는 출전 선수 64명이 4명씩 16조로 나눠 3일간 조별리그를 치러 각 조 1위가 16강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박인비는 18일 양채린과, 19일 안송이와 조별리그 경기를 갖는다. 16강부터는 토너먼트다. 박인비는 "첫날 보기도 없었고, 전반적으로 샷과 퍼팅 감각이 좋아 남은 경기도 기대된다"는 소감을 밝혔다.

최경주는 18일 개막하는 한국프로골프투어(KGT) SK텔레콤오픈(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하늘코스)에 나선다. 최경주는 자기의 메인 스폰서가 주관하는 이 대회에서 지금까지 총 3번(2003·2005·2008년) 우승한 기분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마지막 국내 대회 우승은 2012년 CJ 인비테이셔널이다.

올 시즌 국내 대회 참가는 이 대회가 처음이다. '아들뻘' 후배들과 대결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우승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젊은 후배들이 거리도 많이 나고 기량도 예전에 비해 크게 향상됐지만 양보할 생각은 없다"며 "우승해 본 선수는 기회가 오면 그걸 안다. 이번 대회에서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겠다"고 했다.

최경주는 1라운드를 하루 앞두고 대회 측에서 마련한 '재능기부 프로암' 행사에서 고향(전남 완도) 후배인 여자 아마추어 골퍼 이소미(18·금호중앙여고3)와 동반 라운드를 하며 '일일 티칭 프로'로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