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과 갈등 풀고…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店 문열어

인근 지역 상인들과의 갈등으로 3년여간 표류했던 서울 송파구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이 '상생형 쇼핑몰'이란 콘셉트로 문을 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오는 26일 가든파이브점을 정식 개장한다고 25일 밝혔다.

영업면적 42만6625㎡(약 13만평)의 가든파이브는 기존 NC백화점·이마트에 시티몰까지 들어서며 서울 동남권의 최대 쇼핑단지로 거듭난다. 서울 서남권의 대표적 쇼핑단지 영등포 '타임스퀘어'(30만2000㎡)보다 1.5배 정도 큰 규모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시티몰은 인근 1㎞ 내에 위치한 '문정동 로데오' 상인, 가든파이브 입주 상인 등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고, 오히려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했다.

◇지역 상권 고려해 절반은 아웃렛, 나머지 절반은 '리빙 전문몰'로

2014년 서울시가 현대백화점그룹 측과 가든파이브 내에 아웃렛 입점을 논의하는 것이 알려지자 문정동 로데오 상인들은 "지역 상권이 무너질 것"이라며 반발했다. 그럼에도 2015년 1월 현대백화점이 가든파이브와 건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자 지역 상인들은 같은 해 5월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신청'을 했다. 사업조정이란 대기업의 진출로 소상공인의 경영 피해가 우려될 경우 대기업에 사업을 연기·축소하도록 권고하는 제도다. 이후 10여 차례에 걸친 자율 조정회의 끝에 지난달 현대백화점과 지역 상인은 '상생안'에 합의했다.

시티몰은 향후 추진하는 대규모 판촉행사를 문정동 로데오 상인들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시티몰 외벽에 있는 대형 전광판에 문정동 로데오 홍보 영상도 올린다. 이 밖에도 시티몰은 문정동 로데오의 지역 축제를 지원하고, 고객 사은품으로 온누리 상품권을 지급해 지역 상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티몰 전체 영업면적 4만8863㎡(약 1만4781평) 중 아웃렛은 2만7907㎡이고 나머지 2만955㎡는 '리빙 전문몰'이다. 이 또한 상생안에 따른 조정이다. 시티몰 전체가 아웃렛 형태로 들어서는 것보다 절반은 백화점에 더 가까운 '전문몰' 형태로 영업하는 것이 지역 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리빙'에 초점을 맞춘 전문몰에는 미국 최대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 소노마'의 브랜드 매장 등이 입점해 기존 상권과는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당초 총 11개 층 중 9개 층을 사용하려던 시티몰 공간도 4개 층으로 줄였다.

◇"시티몰 매출 오르면 가든파이브 상인들의 임대 수익도 늘어날 것"

상생안에는 지역 상인뿐 아니라 기존 가든파이브의 상인들도 고려했다는 게 현대백화점의 설명이다. 가든파이브는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이주한 상인들에게 분양돼 2009년 준공됐다. 그러나 찾아오는 손님이 많지 않아 공실률이 90%에 달해 '유령 상가'란 오명을 썼다. 시티몰 건물의 소유권자인 가든파이브 상인 250여명은 건물 임대료를 시티몰 매출 4% 이상의 수수료 형태로 받게 된다. 현대백화점 측은 "시티몰 매출이 2000억원을 넘으면 수수료율도 일정 수준 올리도록 했다"며 "시티몰이 장사가 잘되면 가든파이브 기존 상인들 역시 수익이 늘어나는 형태"라고 했다.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은 "시티몰은 중기청으로부터 '중소상인과 대형 유통업체가 상생을 한 모범 사례'로 평가받은 곳"이라며 "시티몰로 인해 '유령 상가' 가든파이브가 살아나 전체 지역 상권이 함께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