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 '명예'이자 또 다른 '나'

1894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드레퓌스 사건' 당시 첩자라는 누명을 쓴 유대인 장교 알프레드 드레퓌스는 강등식에서 계급장과 '단추'를 뜯긴다. 프랑스 남성 정장에 많게는 70개까지도 달렸던 단추는 개성을 표현하는 도구이자 명예의 상징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은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과 함께 18세기부터 20세기 중반 프랑스 단추를 주제로 하는 특별전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를 30일부터 개최한다. 단추와 당시 의복 등 전시품 1800여 점을 통해 프랑스 근현대 문화사를 짚어보는 전시다.

18세기, 단추는 멋쟁이들의 아이템이었다. 그 작은 공간 속에 베르사유 궁전이나 당시 유행하던 열기구를 세밀화로 그려넣기도 했다. 프랑스 혁명 이후 단추 디자인은 단조로워지지만 19세기 말부터 기하학적 도안의 아르누보 양식 단추〈사진〉가 나타나면서 다시 화려해진다. 세계대전이 발발한 20세기에는 프랑스 삼색기를 그려넣은 애국주의 단추가 유행했다. 당시의 단추는 지금의 스마트폰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과 자기소개 문구처럼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는 '구별 짓기' 도구였던 셈이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작년 한국·프랑스 수교 130년을 맞아 기획했던 '프랑스장식미술전'이 상업성 논란을 빚으며 무산된 이후,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 소장품 중 '단추'에 초점을 맞춰 재구성한 전시다. 8월 15일까지. 국립대구박물관에서 9월 9일부터 12월 3일까지 열린다. 1644-2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