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산업단지 용수공급 중단될수도"

전국 곳곳에서 가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서해와 인접한 충남 서산, 보령, 태안, 서천 지역 농경지 곳곳이 염해를 입어 벼가 누렇게 말라가고 있다. 하천에서 흘러드는 물이 줄어들면서 땅속에 남아 있던 염분이 올라온 탓이다. 서산 일대 농경지 5150㏊(약 1557만평)는 아직 모를 심지 못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가뭄이 더 지속돼 석유화학 공단이 들어선 서산 대산임해산업단지 기업들에 용수 공급이 힘들어진다면 매일 수백억원씩의 매출 손실이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원 태백시 매봉산에서 고랭지 배추 농사를 짓는 이정만(52)씨는 "올 가뭄은 역대 최악의 가뭄"이라고 했다. 그의 배추밭은 바짝 말라 바람이 불 때마다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강릉시는 취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40% 아래로 내려가면 수돗물 제한급수를 할 예정이다. 현 저수율은 43.4%로 평년(80%)의 절반 수준이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30일 단오제에서 초헌관으로 나서 기우제를 지냈다.

경기도 안성에선 관내 17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21%로 떨어졌다. 마둔저수지는 7%, 금광저수지는 8%로 바닥을 드러냈다. 산간지역인 안성시 금광면 삼흥리 하석파 마을 주민 52가구(112명)는 지난 3월 초부터 매일 급수차를 이용해 생활용수를 공급받고 있다. 경기도에서 운반 급수를 받는 곳은 광주시 3곳(주민 270명), 안성시 5곳(주민 384명), 가평군 6곳(주민 288명) 등 3개 시·군 14개 마을(주민 940여명)에 이른다. 인천시는 소청도·대청도·소연평도·대연평도 등 4개 섬에 제한급수·병입수돗물 공급을 하고 있다. 전남 진도군 19개 섬에도 운반급수선(30t)을 통해 물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올해 전국의 누적 강수량은 161.1㎜이다. 평년의 54.8% 수준에 불과하고 2000년(153.1㎜)에 이어 1973년 관측 이래 44년 만에 둘째로 적다. 기상청은 해갈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