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점差' 오보

2006년 2월 여자 골프 세계 랭킹이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9명만이 세계 1위에 오르는 영예를 누렸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신지애(한국), 미야자토 아이(일본), 크리스티 커(미국), 청야니(대만),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박인비(한국),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그들이다.

'골프 천재' 리디아 고(20)는 2015년 10월부터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2일(이하 현지 시각)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을 앞두고 "10번째 여자 골프 세계 1위가 등장한다"는 뉴스가 쏟아졌다. 다른 곳도 아닌 미 LPGA 투어가 홈페이지에 "숍라이트 클래식 결과에 따라 에리야 쭈타누깐 또는 유소연이 1위가 되고 리디아 고는 1위에서 내려온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숍라이트 클래식에 리디아 고와 쭈타누깐은 불참하고, 유소연은 참석한 가운데 유소연이 3위 이내 성적을 내면 유소연이 1위에 오르고, 그러지 못할 경우 쭈타누깐이 1위가 된다는 설명이었다. 그리고 유소연이 컷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쭈타누깐이 1위에 오른다는 보도가 또 나왔다. 하지만 모두 결과적인 오보가 되고 말았다. 5일 발표된 여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리디아 고가 랭킹 포인트 8.37점으로 에리야 쭈타누깐(8.36점)을 0.01점 차이로 앞서 85주 연속 여자 골프 세계 1위 자리를 지킨 것이다. 컷 탈락한 유소연은 8.11점으로 3위가 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LPGA 투어는 세계 랭킹을 산정하는 기술 제공 업체에서 사과 성명서를 받아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이 업체는 "세계 랭킹 예상 시스템에 오류(버그)가 생겨 랭킹 발표 기준으로 2년 이상 된 대회인 2015년 매뉴라이프 클래식 결과가 포함돼 예측이 잘못됐다. 프로그램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세계 랭킹 1~2위가 0.01점 차가 되면서 대형 해프닝이 터진 셈이다. 앞으로도 이런 박빙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리디아 고는 2년간 50경기에 출전해 418.48점을 얻어 평균 8.37점을 기록했다. 쭈타누깐은 리디아 고보다 7경기 많은 57경기서 476.38점을 얻어 평균 8.36점이었다. 8일 캐나다에서 개막하는 매뉴라이프 클래식에는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경합하는 3명 중 쭈타누깐만 출전한다. 결과에 따라 쭈타누깐이 여자 골프 사상 10번째 챔피언에 오를 수도 있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포인트는 최근 2년간(104주) 대회 성적에 따라 획득한 총점을 출전 대회 수로 나눈 값이다. 메이저 대회인지 일반 대회인지, 경쟁자들 랭킹이 어떠한지 등에 따라 대회마다 배점이 다르다. 랭킹 발표 시점에서 2년이 넘은 대회의 성적은 매주 지워져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