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은 화려한데… 내용이 뭐였더라?

톰 크루즈(55) 주연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미이라'(감독 알렉스 커츠만)가 지난 6일 현충일 개봉 하루 동안 관객 87만3109명을 모았다. 역대 개봉일 관객 최다 기록. 작년 여름 '부산행'(감독 연상호)이 7월 20일 개봉일에 세웠던 기록 87만2673명보다 약 400명 많다. 작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갖고 있던 외화 개봉 관객 최다 기록 72만7949명도 물론 넘어섰다. 이 영화는 개봉 이틀째인 7일 저녁에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영화는 죽음의 신과 계약을 맺고 지하에 봉인됐던 고대 이집트 미이라가 현대에 깨어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라크 최전선의 정찰병이자 고대 유물을 훔쳐 파는 '닉 모튼'(톰 크루즈)이 세계를 지배하려는 고대 이집트 공주 '아마네트'(소피아 부텔라)의 사악한 힘에 맞선다.

유니버설픽쳐스는 이 영화를 출발로 '프랑켄슈타인'(하비에르 바르뎀), '투명인간'(조니 뎁) 등이 등장하는 '다크 유니버스' 시리즈를 시작할 계획.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답게 현란한 컴퓨터그래픽 화면이 눈을 사로잡지만, 런던 도심 파괴 장면이나 시체 군단 등의 시각 효과가 신선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세상의 악을 관리해온 비밀 조직의 수장 '지킬 박사'(러셀 크로) 등 시리즈의 다음 영화들을 위한 미끼를 깔아놓느라 이야기 진행이 산만하고 결말도 두루뭉술하다.

'미이라'의 깜짝 흥행에 대해서는 '특별시민' 등 올해 5월 개봉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새 영화를 기다려온 잠재적 관객이 한꺼번에 쏠린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작년 5월엔 '곡성'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등 비평과 흥행에서 고루 좋은 평가를 받으며 관객을 흡수한 대작들이 있었다. 영화산업 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터는 미이라의 한국 흥행 소식을 전하며 "아시아에서는 여전히 톰 크루즈의 스타 파워가 먹히고 있다. 이번 주말 북미 개봉에선 매출 3500만달러 정도의 미지근한(tepid) 성적이 예상되지만, 북미에서의 적자를 중국 등에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