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얻고 승리한 김승혁

김승혁(31)은 2014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그해 상금왕과 대상, 신인왕을 휩쓸며 남자 골프의 스타로 떠올랐다. 큰 뜻을 품고 이듬해 일본 무대로 진출했지만 그는 슬럼프에 빠져 일본과 한국에서 모두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팬들의 기억에서 점차 잊혀가던 김승혁은 지난 3월 결혼을 하며 다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올랐던 김승혁은 11일 임신한 아내 최리(30)씨의 응원에 힘입어 3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 오너스골프장(파72)에서 막을 내린 데상트 코리아 먼싱웨어 매치 플레이 결승전. 김승혁은 이정환(26)과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김승혁은 18번홀(파5)에서 치른 첫 번째 연장전에서 세 번째 샷을 홀 10㎝에 붙여 버디를 잡으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 상금은 2억원이다.

우승을 확정 지은 순간 김승혁은 결혼반지에 입을 맞춘 뒤 경기 내내 간절히 기도해준 아내를 껴안았다. 김승혁은 "'승리' 덕분에 승리한 것 같다"고 했다. '승리'는 배 속에 있는 딸 아이의 태명으로 부부의 이름에서 한 자씩 따 지은 것이다. 김승혁은 "태명을 잘 지은 것 같다"며 "남은 시즌 일본보다는 국내 대회에 출전해 2014년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