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아 쓰는 키친타올, 물로 씻는 실리콘 랩 뜬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주부 이민영(42)씨는 한 번 사용한 랩을 버리지 않고 물로 씻어 다시 사용한다. 비닐로 만든 일반 랩은 한 차례 사용하고 나면 내용물이 묻거나 엉켜서 다시 사용할 수 없지만, 이씨가 쓰는 랩은 얇은 실리콘 재질이라 사용 후 물로 간단히 세척만 하면 재사용이 가능하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 이 제품의 올해(1~4월) 매출은 전년보다 448% 급증했다. 1장당 가격은 3000원 수준으로 50m 롤 형태의 일반 비닐 랩 제품 가격과 비슷하다. 100회 이상 장기적으로 사용을 한다면 기존 일회용품보다 가격이 저렴해진다. 업체 관계자는 "다소 두껍기 때문에 랩이 엉키지 않고 기존 제품보다 밀폐력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일회용품'이 여러 차례 재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변신하고 있다. 이러한 '재사용품'들은 기존 일회용품과 형태와 용도는 비슷하나 실리콘 등 새로운 소재(素材)를 활용, 여러 번 써도 그 기능이 손실되지 않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재사용품 출시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주방용품이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 '재사용 주방용품'의 1~4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G마켓 관계자는 "최초 구입 시에는 일회용품보다 다소 가격이 높지만 여러 차례 사용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더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토스트나 샌드위치 등을 싸는 토스트백(개당 4600원)도 재사용이 가능한 형태로 출시되고 있다. 종이로 만든 일반 토스트백은 한 번 사용하고 나면 소스가 묻고 구겨져서 다시 쓸 수 없지만, '유리섬유' 재질로 만든 재사용 토스트백의 경우 물로 간단히 닦아주면 지속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부직포의 일종인 하이드로니트 원단으로 만든 '빨아 쓸 수 있는 키친타올'도 20~30회 사용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소모품에도 재사용 가능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머리카락·먼지 등을 제거할 때 쓰는 먼지제거기는 주기적으로 리필 테이프를 구매해야 하지만 최근 출시된 '반영구 먼지제거기'는 사용 후 흐르는 물에 세척만 해주면 접착력이 되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