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6.13 23:35

[집값·거래량 모두 상승세]

60여개 외국기업·연구소 입주… 최근 2년새 인구 30% 이상 늘어
입주 앞둔 아파트 분양권, 1억원 이상 웃돈 붙기도
'골든하버 프로젝트' 등 가시화, 광역 교통망도 대거 개선

지난 2003년 국내 첫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15년 만에 기대했던 모습을 찾고 있다. 계획했던 10만4000여 가구 중 절반에 육박하는 5만여 가구가 공급됐고, 목표 인구(26만명)도 '반환점' 도달이 눈앞이다. 2003년 2274명에 불과했던 송도국제도시 인구는 2011년 5만명을 넘었고, 올해 4월 11만7612명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한때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汚名)을 썼던 송도 부동산 시장은 최근 서울에서 시작된 투자 열기가 수도권으로 확산하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입주를 앞둔 아파트 분양권에 최대 1억원 이상의 웃돈이 붙고, 거래도 급증하는 분위기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대기업과 국제기구 등이 자리를 잡으면서 국제도시에 걸맞은 모습을 갖추고, 각종 개발 호재와 주거 편의성이 확대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유입에 미분양 줄고 집값 올라

송도에는 지금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동아ST 등 글로벌 바이오기업을 비롯, 60여개 외국 기업과 연구소가 입주했다. 관련 산업 종사자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송도 인구는 최근 2년 사이 30% 이상 늘었다. 인구 유입 효과는 집값에 반영됐다. 송도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2년 3.3㎡당 1210만원대까지 내렸지만, 지난해부터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송도더샵그린워크 1차' 전용 59㎡는 올해 3.3㎡당 평균 1670만원대에 거래됐다. '송도 푸르지오 하버뷰' 전용 101㎡는 작년 12월 5억1800만원이던 실거래 가격이 올해 4월엔 5억6500만원까지 올랐다.

고층 빌딩과 녹지 공간이 어우러진 송도국제도시의 모습. 인구수가 급격히 늘고 각종 개발 호재가 있는 송도국제도시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층 빌딩과 녹지 공간이 어우러진 송도국제도시의 모습. 인구수가 급격히 늘고 각종 개발 호재가 있는 송도국제도시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입주를 앞두고 '억대 프리미엄'이 붙은 곳도 생겼다. 올해 11월 입주 예정인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전용 84㎡는 분양가보다 1억원 이상 비싼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10월 분양된 '힐스테이트레이크 송도 2차'는 전매 제한이 풀린 지난달 웃돈 5000만~6000만원이 붙은 분양권 거래가 300건 이상 이뤄졌다.

송도의 고민이던 미분양도 사실상 사라졌다. 송도가 속한 연수구는 지난 3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했지만, 4월 말 기준 미분양 물량이 379가구로 거의 소진됐다. 송도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입주 물량이 많아 수도권에서도 아파트값 하락을 우려하는 지역이 많은데 송도국제도시는 신규 전입 수요가 많아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에 투자자와 실수요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이달 분양하는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은 최근 하루 평균 200통의 문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송도 개발계획의 '핵심 구역'인 랜드마크시티에 분양하는 3000여 가구 규모 대단지로 오피스텔과 상가까지 갖추고 있다. 성재호 분양소장은 "문의 전화 10통 중 4통은 서울이나 다른 지방에서 걸려온 전화"라며 "인근 지역 개발이 완료돼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분양받으려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개발 호재로 주목받는 송도

최근 송도국제도시에서는 각종 개발 호재가 가시화되고 있다. 2011년 이후 계속해서 사업이 지연되던 '골든하버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는 113만8000여㎡ 규모로 크루즈와 카페리 등이 접안하는 신국제여객터미널과 쇼핑몰·레저 공간·호텔 등이 있는 복합관광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올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공모를 시작한다. 물류시설과 상업·주거시설, 공원 등이 함께 들어서는 '아암물류 2단지'도 2025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족하다고 평가되던 광역교통망도 대거 개선된다. 2021년 KTX 송도역이 개통될 예정이다. 송도발 KTX의 출발역인 이곳은 인천시가 쇼핑·업무·숙박시설과 정류장·주차장을 갖춘 복합환승센터로 개발할 계획이다.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송도에서 부산까지 2시간 40분, 광주까지는 1시간 50분이면 닿는다. 총 80㎞ 길이의 GTX(광역급행철도) B노선(송도~부평~여의도~서울역~청량리~마석)이 올 하반기 정부의 예비타당성 심사를 통과해 준공되면 서울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송도국제도시는 기업 입주와 차별화된 교육 환경을 강점으로 내세워 인구가 꾸준히 증가한다는 게 매력적인 부동산 시장"이라며 "간선 교통망이 확충되고, 생활 인프라가 빠르게 갖춰지고 있어 투자와 실거주 수요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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