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300야드 날리는 '외다리 골퍼'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계약을 앞뒀던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야구 유망주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었다. 허벅지부터 잘려나간 중상이었다.

절망에 잠겼을 때 골프가 그를 일으켜 세웠다. 골프 클럽을 잡은 지 13년, 마누엘 데 로스 산토스(33)는 오랜 꿈인 프로 무대에 섰다. 산토스는 15일(현지 시각) 열린 프랑스 생토메르 오픈에 참가했다. 아마추어 골퍼 산토스는 챌린지 투어(유럽 2부 프로 투어)인 이 대회 출전권이 없었지만 와일드카드 초청을 받아 그린을 밟았다.

산토스는 오른발만으로 서서 샷을 날린다. 의족도 쓰지 않는다. 다리 힘을 더 기르기 위해서란다. 이런 자세로도 그는 안정적인 드라이버샷과 벙커샷, 퍼팅을 한다. 드라이브 비거리는 300야드에 달한다. 산토스는 평소 코스에서 카트를 타는 대신 양손 목발을 짚고 이동한다. 그는 "나는 스포츠맨이며 골퍼다. 다른 선수들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한다"고 했다.

사고로 '빅리거' 꿈을 접었던 산토스는 한국에서도 개봉한 영화 '베가번스의 전설'을 보고 새 꿈을 갖게 됐다. 역경을 이겨낸 골퍼의 이야기를 보고 용기 얻은 그는 골프 훈련에 매진했고, 각종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해 수상했다. 프로들과의 경쟁에 나선 산토스는 자신의 또 다른 꿈을 말했다. "반드시 컷 통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