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오기사 대륙탐방… 중국 도시의 '숨은 이야기'

중국인은 왜 시끄러운가

오영욱 지음 | 스윙밴드 | 312쪽 | 1만5000원

이렇게 단숨에 읽힐 여행책은 드물다. 부제는 '동이서생 오기사의 대륙탐방기'. 건축을 전공한 저자는 관광지도가 아닌 고(古)지도를 들고 중국 도시 난징 등 11곳을 2년여 탐닉했다. 도시의 현재 뒤에 숨은 이야기를 읽기 위해서다. 충칭 호텔방의 비뚤어진 전등 스위치에서 "일본 '장인정신'과 중국 '대충대충' 사이, 한국의 '적당히' 정신"을 생각하고, 철골 구조에 송나라 양식 나무 장식을 덧댄 쇼핑몰에서 "내일의 기대로 오늘을 잊는 희망"을 발견한다.

겨우 먹고살게 된 중국의 현실, 반동분자 고발 땐 큰 소리를 냈던 역사, 생존이 최우선이던 황량한 자연…. 중국인이 시끄러운 이유도 곳곳에서 발견한다. "이들을 이해하려면 고대사의 환상과 근현대사의 절망을 알아야 한다. 그제야 혹시 가졌을지 모르는 경멸과 증오를 멈출 수 있다… 중국은 노력이 필요한 나라다."(277쪽) 수식 없는 단문인데 문장이 미려하다. 직접 그린 그림·만화도 읽는 맛을 한층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