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만에 야간에도 열린 청와대 앞길… 시민들 "서촌~북촌 밤산책 편해졌어요"

26일 오후 1시 청와대 본관에서 약 200m 떨어진 인도(人道). 시민 수십 명이 청와대 본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겠다며 긴 줄을 섰다. 청와대는 이날부터 청와대 앞길 검문소 운영을 중단하고 차단 시설(바리케이드)을 없앴다. 또 낮 시간뿐 아니라 24시간 개방했다. 청와대 앞길이 완전 개방되는 것은 1968년 이후 50년 만이다. 임창용(55)씨는 "저녁에 서울 서촌과 북촌을 오가며 산책하기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개방된 지점은 청와대 기자실이 있는 건물인 춘추관과 청와대 정문 앞 분수대 광장을 동서로 잇는 약 430m 길이다. 개방 전 이 길은 오전 5시 30분(동절기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만 다닐 수 있었고, 그 시간 외에는 폐쇄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무장공비 청와대 습격' 사태를 계기로 전면 통제됐다. 이후 김영삼 정부 들어 낮 시간대 통행을 허용했다.

경찰은 청와대 주변 5개 검문소와 차단 시설을 26일 오전 5시 30분 철거하고, 차량 서행을 유도하는 교통 안내 초소만 설치했다. 평시 검문을 없애고, 필요한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검문한다. 경비 초소 등 보안이 필요한 시설을 제외하고는 어느 지점에서나 청와대 방향으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광주 동명고 1학년 안다경 학생은 "청와대 앞길이 완전 개방됐다는 소식을 듣고 원래 계획에 없던 청와대 인근 견학을 왔다"고 했다.

이날 새로 개방된 청와대 앞길에서 20m쯤 떨어진 분수대 광장에선 1인 시위를 하는 사람 10여명이 있었다. 또 근처엔 민노총 조합원들이 인도에 돗자리를 깔고 있었다. 이날 오후 8시 20분쯤 종로구청 직원들이 돗자리를 걷어내려 했으나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