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50을 한자로 지천명이라고 한다. '하늘의 명을 안다'라는 뜻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해석하면 안 되는 일에 억지 부리지 않고 쓸데없는 욕심에서 벗어나는 나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50이라는 나이를 먹어보니 이것은 단지 이론적인 해석이고 현실은 그렇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곤 한다.
요즘 5~60대를 제2의 청춘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20대와 유사한 생활환경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20대는 부모에게서 독립된 생활을 하게 되는 시작 단계이고 그러면서 누구에게서도 간섭받지 않고 자유로운 생활을 하게 된다. 주어진 시간을 순전히 본인의 판단하에 적절하게 사용을 할 수 있다. 5~60대는 직장에서는 퇴직을 앞두고 자식들은 제 갈 길을 스스로 준비할 수 있는 나이다. 그렇기에 50대는 지나온 20대처럼 개인이 시간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시기이기에 소위 제2의 청춘이라고 한다.
제2의 청춘인 50대가 지천명이라고 하지만 몸은 50대이지 마음은 20대와 별반 차이가 없다. 20대는 친구가 멋진 신발과 유명 브랜드 옷을 입으면 왠지 나 자신이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고 그 친구가 내심 무척이나 부러워 보인다. 50대도 마찬가지 이치로 규모적인 측면이지 별반 다를 바 없다. 모임에 친구가 비싼 고가의 외제 차를 몰고 나와 자랑을 하면 겉으론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지만, 내면에선 부러움이라는 감정이 꿈틀거리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물론 이런 감정이 모든 이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감정을 가진 이보다 지천명의 원래 의미를 가지고 생활하는 이도 많이 있으리라 본다.
100세 인생이라고 했을 때 막 반환점을 도는 50이라는 나이에도 아직도 일희일비하는 생각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이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런 마음을 이제 막 반환점에 접어든 시점에서 일희일비하지 않은 삶을 다져야 할 때라고 생각해 본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삶. 지천명의 나이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정한 삶의 지혜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