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까지 150㎜ 더 쏟아진다

2일 밤부터 3일 새벽 사이 서울 종로·마포구 등 도심 곳곳에서 천둥·번개와 함께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센 장대비가 쏟아져 내렸다. 기상청 서울관측소에서 관측된 시간당 강수량은 최고 66㎜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7월 이후 5년 만에 서울 일대에 내린 가장 강한 비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 정도 폭우는 우산을 써도 옷이 흠뻑 젖고, 운전할 때 와이퍼를 최고 속도로 올리고 비상등을 켜도 비 때문에 시야가 흐려질 정도"라고 말했다.

3일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올여름 장맛비가 게릴라처럼 이동하며 기습 폭우를 퍼부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강원 산간 지역에선 시간당 강수량이 40~60㎜를 넘나드는 강한 비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2일부터 3일 오후 6시 현재까지 지역별 강수량은 강원 홍천 349.5㎜, 강원 춘천 252.5㎜, 경기 가평 222.5㎜, 서울 성북구 183㎜ 등이다. 경북 상주(178.5㎜) 등지에서도 비교적 많은 비가 내렸다.

서울 등 수도권은 4일까지, 그 밖의 중부 지방과 남부 지방엔 5일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5일까지 지역에 따라 시간당 30㎜ 이상 강한 비가 또 내리고,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150㎜ 이상 많은 비가 예상된다"면서 "축대 붕괴 등 비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4일에는 경기·충청·경북 일부 지역에 호우 예비특보가 발령됐다. 여기에다 북상 중인 제3호 태풍 '난마돌'이 밀어올리는 수증기로 인해 "한동안 전국이 흐리고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기상청은 전했다. 태풍 난마돌은 3일 오후 5시 현재 타이완 북동쪽 해상에서 초속 27m의 강풍을 몰고 북상 중이다. 기상청은 이 태풍이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이동해 4일 일본 본토에 상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기습 폭우로 인한 피해도 잇따랐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서울에선 주택 322동이 침수됐고 북한산 형제봉 출입구 부근에는 토석이 흘러내려 차량 6대가 파손됐다. 전국의 주택 침수 피해는 416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