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자지껄 이 뉴스] 자궁 적출하면 '빈궁마마'?… 시청자 항의 쇄도

"빈궁마마, 빈궁마마… 말로만 들었지 내가 '빈궁마마'가 될 줄이야. 이제 여자로서 내 인생은 끝 아니냐고."

2일 방송된 KBS2 '아버지가 이상해'의 한 장면. 며느리 변혜영(이유리)이 병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시어머니 오복녀(송옥숙)가 입원한 응급실로 달려간다. 의사는 "환자의 자궁근종이 너무 커 자궁을 들어내야 한다"며 수술을 권유한다. 수술 전 일반 병실로 옮겨온 오복녀는 혼잣말로 "내가 '빈궁마마'가 됐다"면서 서럽게 운다. 뒤늦게 병실에 도착한 남편 차규택(강석우)이 "암 아닌 게 어디냐. 자궁암 예방한다고 일부러 떼 내는 사람도 있다"고 말하자 오복녀는 더 서럽게 운다.

방송 후 '아버지가 이상해'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엔 "공영방송에서 '빈궁마마'란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는 내용의 시청자 항의 글이 쇄도했다. '빈궁마마'는 자궁 적출 수술을 한 여성을 뜻하는 속어. 타인의 불행을 희화화한 표현이라는 것이다. 반면 오복녀와 또래인 일부 중년 여성은 너그럽게 받아들인다. "우리 세대 여성들이 서로를 위로하기 위해 우스갯말로 흔히 쓰는 표현"이라고 말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3일 "'아버지가 이상해'에 나온 '빈궁마마'란 표현에 대한 여러 건의 민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방심위는 사실 관계 파악 후 심의 규정 위반의 경중(輕重)에 따라 사안이 가벼울 경우 행정조치인 '권고' 또는 '의견제시'를 내린다. 위법성이 판단될 땐 법적 제재인 주의, 경고, 관계자 징계 등을 내리고 과징금도 물린다. '아버지가 이상해' 배경수 CP는 "시청자께 불편함을 드려 유감스럽다"며 "여성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