抗日 투쟁기 '군함도' vs '5월 광주' 목격기 '택시운전사'

7월 마지막주와 8월 첫째주, 영화계에서 '7말 8초'라 부르는 2주간은 극장가 최대 성수기. 대개 이 기간의 승자가 그해 흥행 1위가 된다. 올해 우리 영화 최대 기대작은 쇼박스의 '택시운전사'(감독 장훈)와 CJ 엔터테인먼트의 '군함도'(감독 류승완)다. '택시…'는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독일 기자를 광주에 데려다준 택시 운전사 이야기이고,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일본 하시마 탄광에 끌려간 조선인들의 투쟁기다.

한데 두 영화의 관객몰이 전략이 사뭇 다르다. '택시…'는 10일 언론 시사를 하고 3주 뒤인 8월 2일 개봉하는 반면 '군함도'는 오는 19일 시사를 하고 1주 뒤인 26일 개봉한다. 영화 소재와 성격 등에 따라 각각의 마케팅 전략도 최적화한 결과다.

'군함도'의 개봉 전략 키워드는 '폭발력'. 이 영화는 CJ 자체 조사 인지도가 5월 말 이미 50%를 넘었고, 매주 10% 안팎 올라 6월 말엔 80%에 육박했다.(14~ 44세, 연 3회 이상 유료 관람 관객 500명 대상 조사) 관객 10명 중 8명은 이미 이 영화를 알고 있다는 뜻. 1월 공개한 사전 예고편은 13시간 만에 조회 수 100만을 넘었는데, 역대 흥행 1위작인 '명량'도 예고편 조회 수 100만 달성에 36시간이 걸렸었다. 군함도는 '항일(抗日)'이라는 보편적 소재에다 이런 인지도를 더해 관객 기대를 최대치로 응집한 뒤 개봉일에 맞춰 숨돌릴 틈 없이 폭발시키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전략을 따른 것이다. 반대로 영화에 자신이 없을 때도 언론 시사와 개봉일 사이가 짧아지기도 한다. 뒷말 더 나오기 전에 밀어붙이겠다는 뜻. 영화 '리얼'은 지난달 26일 언론 시사 뒤 이틀 만인 28일 개봉했다.

인지도만 따지면 5월 말 50%에 육박해 6월 말 70%를 넘어선 '택시운전사'도 '군함도'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송강호·유해진 등 '국민 호감 배우'들의 출연으로 기대도 크다. 관건은 '1980년 5월 광주'라는 민감한 소재를 얼마나 객관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다뤄냈는가 여부. 따라서 직접 영화를 본 관객들의 추천과 소문이 중요하다.

쇼박스 측은 "언론 시사 뒤 3주간 총 400여 회 전국 일주 시사회를 열어 8만명에게 먼저 영화를 보여줄 계획이다. 작품에 자신이 없다면 불가능한 유례없는 대규모 일반 시사"라고 했다.

작년 '7말 8초' 2주간 박스 오피스 규모는 1870만명에 달했으며, '부산행'(1157만), '인천상륙작전'(705만), '덕혜옹주'(560만)가 차례로 개봉해 맞붙었다. 2015년 같은 기간 박스 오피스 규모는 1700만명을 넘었고, 암살(1271만),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613만), '베테랑'(1341만)의 싸움이었다. 모두 '7말 8초' 승자가 그해 전체 흥행 순위도 1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