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연인' 보여주려 의상도 4벌만 입었죠

KBS2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서 주인공 백설희(송하윤)와 김주만(안재홍)은 '현실 연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홈쇼핑 회사 사내(社內) 커플이었던 이들이 실제 연인으로 발전해서가 아니라 평범한 직장 남녀의 사랑을 그만큼 실감 나게 보여줬다는 뜻이다.

시청자의 공감을 얻으면서 드라마는 지난 11일 동 시간대 시청률 1위(13.8%·닐슨코리아)로 종영했다. 6년간 일편단심이었던 설희가 다른 여자의 등장에 흔들리는 주만과 이별을 고민하는 대목에선 설희에게 감정이입한 시청자들이 '헤어지라'는 댓글을 쏟아내기도 했다. 송하윤(31·본명 김미선)은 18일 인터뷰에서 "누구나 가진 슬픔과 아픈 기억, 미련 같은 것들이 설희와 비슷했던 모양"이라며 "시청자들이 설희를 보며 위로받는다는 생각에 연기에 더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하윤은 "설희로 사는 동안"이라는 표현을 반복했다. "보통은 촬영이 끝나면 공허했어요. 작품 속 캐릭터는 감정 소모가 심한데 송하윤으로 돌아오면 그렇지 않으니까요. 설희는 그런 단절감이 느껴지지 않아서 신기했죠." 그는 "(연애 상대를) 잘 못 만나서 그렇지, 실제로도 설희처럼 사랑에 '올인'하는 편"이라며 웃었다.

주만은 인턴사원 장예진(표예진)의 등장에 흔들린다. 연애 감정이 흐릿해질 정도로 주만에겐 너무나 편해져버린 설희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작품 내내 4벌의 의상만 입었다고 한다. "오래 연애하다 보면 원래 (외모를 꾸미는 데) 좀 소홀해지지 않나요?"

송하윤은 고등학생 때 잡지와 CF에 얼굴을 비추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데뷔 후 10년 가까이 썼던 예명 '김별'로 그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이 여전히 많다. 그 이름을 쓰며 여고생처럼 어린 역할을 많이 맡았고, 언제까지나 거기 머물 수 없어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그는 "김별은 김별대로 열심히 살았고, 지금은 또 송하윤의 삶이 있으니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백설희가 그에게 '인생 캐릭터'가 됐다는 반응도 있지만 송하윤은 "설희로 열심히 사는 동안 행복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평소엔 작품이 끝나면 빨리 털어버리는 편인데 설희는 좀 더 오래 담아두고 싶다"고 했다. 다음 작품도 시간을 두고 고를 생각이라고 한다. "저를 보려고 시간을 내는 시청자들에게 행복한 시간을 드려야 하니까요. 들어오는 대로 급하게 하기보다는 좀 더 저를 다스리고 다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