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작품에선 액션에 도전합니다"

방송국 아나운서를 꿈꾸지만, 현실은 백화점 안내원이다. 가진 것 하나 없이 면접에서 번번이 떨어져도, 눈물 한 번 닦아내고 '쿨'하게 일어선다. 최근 종영한 KBS '쌈, 마이웨이'에서 김지원(25·사진)은 지지리 궁상맞지만 열등감에 빠지거나 기죽지 않고 자기 길을 가는 발랄한 청춘을 연기했다. 조연에서 주연으로 확실히 발돋움한 것은 물론, 20대 여배우의 새로운 대표 주자가 나타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27일 인터뷰에서 김지원은 "연예인도 작품 없을 땐 백수 신세나 마찬가지"라며 "여러 차례 오디션에 떨어져 본 내 경험, '사는 게 쉽지 않다'고 푸념하는 또래 친구들의 경험을 녹였다"고 했다. "꿈이 계속 좌절되더라도 매번 툭툭 털고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걸 연기하면서 깨닫게 됐어요.앞으로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2011년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인형같이 예쁜 신인으로 주목받은 그는 인기 드라마 작가 김은숙의 작품 두 편(2013년 '상속자들', 2016년 '태양의 후예')에 연거푸 출연했다. '태양의 후예'에서 집안 반대를 무릅쓰고 부하와 연애하는 여군 장교 역할로 한류 스타가 됐다. '쌈, 마이웨이'는 1년여 만에 고른 복귀작. 단발머리에서 뽀글거리는 앞머리로 변신했다. 목 늘어난 티셔츠에 추리닝, 슬리퍼 차림으로 편의점을 어슬렁거리는 장면도 있었다. "좀 더 풀어진 모습으로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다"고 했다.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김지원은 중3 때 길거리 캐스팅돼 3년간 가수 연습생으로 살았다. 연기할 기회가 갑자기 왔다. "뭐든지 잘하고 싶어서 애쓰는 게 제 성격이에요. 재미있고 도전해보고 싶고 연기하는 제 자신이 참 좋았어요." 그는 "배우는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 더 큰 압박을 견디는 심해어(深海魚)와 같다"며 "더 깊이 감정을 고민하고 더 많이 느끼고 한 번 걸러서 보여주는 작업이 무겁게 느껴진다"고 했다.

"내가 서 있는 여기가 메이저 아니겠냐." '쌈, 마이웨이'에 나오는 이런 대사가 좋아 출연했다는 그는 다음 작품으로 영화 '조선 명탐정 3'를 골랐다. 첫 사극 도전이고, 액션 장면도 있다고 한다. "또 열심히, 열심히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