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STX조선 폭발 원인, 탱크 내부 전기스파크 가능성"

근로자 4명이 숨진 창원 STX조선해양 폭발 사고를 수사 중인 해경 수사본부는 21일 오전 10시 30분쯤부터 오후 1시까지 폭발 사고가 일어난 잔유 보관용 탱크(RO 탱크)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감식을 했다. 1차 감식 결과 사고 탱크 내부를 밝히는 4개의 방폭등 중 3개는 멀쩡하고 1개가 깨져 있었다. 여기에서 전기 스파크가 일어나 유증기(油烝氣)에 반응,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방폭등은 깨져도 스파크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장의 방폭등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거나, 방폭등이 깨지는 과정에서 충돌이나 마찰 등에 의해 스파크가 생겼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장에선 깨진 방폭등의 파편도 발견됐다.

해경은 지난 20일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안 RO 탱크 안에서 도장작업을 하다 폭발 사고로 숨진 작업자들이 썼던 스프레이건 2개가 발화 요인이 됐는지도 알아보고 있다. 도장작업을 위한 작업 등에 연결된 피복이나 가스를 배출하는 (환풍)팬의 피복이 닳아 벗겨져 전기 스파크가 났을 가능성 등 다른 요인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종합 감식결과는 일주일쯤 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당시 회사 측의 안전관리요원 배치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회사 측은 평일엔 안전관리요원 12∼13명을 배치한다. 사고 당일은 휴일이어서 3명만 배치했고, 이 중 1명이 사고 선박을 전담했다. 법정관리 등으로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STX는 안전관리요원을 2015년 36명에서 19명으로 줄였다.

고용노동부는 이날부터 STX조선해양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들어갔다. 이번 사고를 포함해 최근 조선업종에서 발생한 사고 요인 등을 고려해 화재·폭발 위험장소와 크레인 충돌 위험 장소 등을 중점점검해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행정·사법 조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