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0일 인천공항 일일 여객 및 일일 출발 여객에서 역대 최다인 20만 4천 554명을 기록했다. 이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자면 2016년 12월 발표된 대한민국 도시인구조사 순위에서 50위를 기록했던 오산시 전체 인구 20만 8천 명과 거의 맞먹는 수치이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오산시 전체 인구가 7월 30일에 인천공항을 이용했었다는 의미이다.
대한민국 직장인 대부분이 하계휴가를 7월 말에서 8월 초로 계획을 하고 있다. 이렇게 특정 기간에 집중된 휴가 때문에 외국여행을 계획했던 많은 사람이 이 날짜가 외국으로 출발하기에 적기라는 판단에서 이날을 많이 선택했으리라 본다.
비단 외국뿐만 아니라 국내만 보더라도 이 기간에 직장인들은 대부분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직장인들의 휴가는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식당 및 술집도 덩달아 휴가를 내는 연쇄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따라서 이 기간에은 대한민국 모든 산과 바다에 있는 조금이라도 이름이 알려진 휴양지는 좀 과장된 말로 발 디딜 틈도 없는 그런 곳이 되곤 한다.
이렇게 특정 기간에 휴가를 보내는 사람이 많다 보니 실질적으로 하계휴가를 조용하게 가족과 함께 여유롭고 편안하게 즐기려는 사람이 막상 휴가지에 도착해선 휴가다운 휴가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큰 실망을 하고 돌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면 숙박비만 하더라도 성수기와 비수기로 나누어져 있어 이 기간에는 성수기로 분류되어 비수기 대비 2배 이상 비용을 내야 하고, 먹는 것 또한 평상시 대비 최소 30% 최대 100% 비싸게 내야만 한다. 그리고 휴양지에서 기본예절을 준수하지 않는 많은 이들부터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 등 많은 부작용이 야기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이제 바야흐로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내다보고 있다. 이 시점에서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문화에서 인생도 즐기는 문화로 관점(Paradigm)을 바꾸어야 한다. 인생을 즐기는 문화의 의미가 결국 직장인에겐 의미 있는 휴가를 보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휴가는 단순히 휴양지에서 놀고 마시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었다면 앞으로의 휴가는 뭔가 목적이 있고 그것이 나의 삶을 살찌울 수 있는 그런 휴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보내는 즐거운 하계휴가. 멋진 풍경의 휴양지에서의 볼거리 위주의 휴가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일상생활에서 지친 나 자신을 한 번 더 조용히 되돌아보는 그런 의미 있는 하계휴가도 한번 추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