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베스트셀러] 英 병원, 무료인데 왜 불만인가

요즘 영국 TV와 신문에선 이 나라 의료가 위기에 처했다는 뉴스가 자주 등장한다. 병에 걸리고 사고를 당한 환자들은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해 불만이 하늘을 찌를 듯하고, 의사와 간호사들은 격무와 낮은 연봉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겠다고 결정한 배경에도 의료에 대한 영국민들의 분노와 실망이 자리 잡고 있다. 많은 이민자 탓에 자신들이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영국이 EU에 내는 엄청난 분담금을 국내 의료 개선에 쓸 수 있다는 EU 탈퇴론자들 주장에 많은 영국인이 귀를 기울였다.

도대체 영국 의료계는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옥스퍼드대학에서 정치학과 철학, 경제학을 전공한 필자는 졸업 이후 중동과 아프리카 각국의 테러와 내전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 제작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자신의 내부 어디에선가 환자를 돕고 치료하는 일에 대한 뜨거운 열망이 솟아오르는 걸 억누를 수 없었고, 결국 의사의 길을 선택했다. 언론인의 경력을 가진 필자는 마치 다큐멘터리를 만들 듯 책 '당신의 목숨은 내 손에 달렸다'(Your Life in My Hands)에서 영국 의료계의 속살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필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도 영국 의료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