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예년과 다르게 광어다운샷 시즌이 일찍 시작했다. 하지만 개체 수도 적고 크기도 작아 낚시하는 재미가 많이 떨어졌다. 그래서 그런지 남해권으로 문어낚시가 큰 인기를 끌었다. 남해에서 잡히는 문어는 크기가 작아 왜문어라고 하고 또는 돌문어 라고 하기도 한다. 개체수 또한 풍부해서 9월인 현재는 남해 문어낚시 시즌이 거의 끝났지만, 한창때는 손맛 보기에 충분했다.
동해에서 잡히는 문어는 남해의 문어와는 다르다. 통상 문어라고 하면 동해의 문어와 남해의 돌문어를 통칭하지만, 동해의 문어는 크기가 남해의 문어와 많은 차이가 난다. 껍질째 말린 것을 피문어라고 하고 껍질을 벗겨서 말린 것을 백문어라고 하기도 한다. 올여름 공현진항의 샤크마린호 에서는 65kg이 넘는 대왕문어가 잡히기도 했다.
동해안 문어낚시는 남해안보다 수심이 깊어서 전동릴을 사용한다. 채비를 바닥까지 내려서 천천히 탐색해가면서 문어가 채비에 올라타기를 기다린다. 문어가 아닌 경우 채비를 통해 전달되는 느낌이 딱딱하고 문어일 때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이 전달된다. 폐어구나 밧줄이 걸리면 문어와 착각하기 쉬우며 말미잘이 걸리는 경우도 문어와 느낌이 아주 비슷하다.
대왕문어가 채비에 올라타면 바닥에 붙어서 떼어내기가 쉽지 않고 바닥 걸림으로 오해하고 채비를 뜯어내는 경우가 많아서 대왕문어인지 바닥 걸림인지 구별해 내는 게 관건이다. 스풀에 엄지를 올려 고정한 뒤 채비를 당겨서 전달되는 느낌이 딱딱하게 오면 바닥걸림인 경우가 많고 조금이라도 부드럽고 묵직하게 당겨지면 문어일 경우가 많다. 문어라고 판단이 되면 무리하게 강제로 들어 올리려 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당기면 바닥에서 떠오른다. 바닥에서 띄운 후 빠른 릴링은 절대 금물이다. 문어가 수온 변화를 느끼곤 바닥으로 다시 치고 내려가려고 하는 통에 털리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오전 9시 전에 잡힌 문어는 공판장을 통해서 판매도 가능하다. 문어의 크기가 커서 직접 처리하기 힘들다면 근처 횟집에서 삶아서 가져가는 것도 좋다.
잡은 문어를 입항할 때까지 보관할 때는 아이스박스에 기포기를 사용하는 것은 수온이 높아져서 좋지 않다. 문어를 양파 망에 한 마리씩 넣고 다시 커다란 김장 봉투에 모두 넣은 뒤 얼음을 위아래로 깔아 놓으면 서너 시간은 죽지 않고 살려서 들어올 수 있다.
남해안 문어낚시 시즌은 거의 끝났지만, 동해안 대왕문어는 아직도 잘 잡힌다. 마릿수는 남해보다 못하지만 한 마리를 잡더라도 큰 것을 원한다면 동해안 공현진항에서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