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글보글 끓는 이탈리아 요리의 바이블

파파 알 포모도로(pappa al pomodoro)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수프이다. 파파(pappa)는 곤죽 또는 이유식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토마토에 올리브오일, 마늘, 샐러리와 소금, 후추, 물을 더해 끓이다 수프를 내기 30분 전 빵을 더해 약불에서 보글보글 끓인다. 빵이 풀어지면서 곤죽 같은 상태가 된다. 이 수프의 탄생지인 피렌체 시민들은 "심심한 피렌체 빵이 들어가야만 진짜 파파 알 포모도로"라고 주장한다. 내륙도시 피렌체는 항구도시 피사로부터 소금을 수입했다. 경쟁하는 도시국가였던 피렌체와 피사는 종종 전쟁을 벌였다. 피사는 소금 공급을 중단했고, 피렌체에서는 소금을 구할 수 없었다. 차츰 피렌체에선 빵에 소금을 넣지 않게 됐고, 이것이 전통이 되었다.

'실버 스푼'에는 이 수프를 포함 2000여 가지 이탈리아 음식 레시피가 실려있다. 1950년 출간 이후 한 번도 절판되지 않고 업데이트되며 이탈리아인들이 가정 요리의 '성경'으로 여기는 책이다. 2005년 영국 파이돈 프레스가 번역·출간하자마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독일·일본·프랑스·네덜란드에서도 출간되며 이탈리아 요리 붐을 일으켰다. 한국어판 '실버 스푼'(세미콜론 刊) 278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