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소방 영웅, 편히 쉬소서

"영욱 형님, 호현아. 이제는 화마가 없는 곳에서 편히 잠드세요."

19일 오전 강원 강릉시청 2층 대강당. 지난 17일 강원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에서 화재 진화 중 무너진 지붕에 깔려 순직한 고(故) 이영욱(59) 소방경·고(故) 이호현(27) 소방교의 영결식이 강원도청 장(葬)으로 치러졌다.

조사(弔詞)를 읽던 경포 119안전센터 허균 소방사가 고인들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터트렸다. 유족들도 오열했고, 동료 소방관 800여 명은 고개를 떨어뜨렸다. 허 소방사는 "당신들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 너무 한스럽고 가슴이 메어 옵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라며 "우리는 당신들의 몫까지 열심히 할 것입니다. 평생 당신을 잊지 않을 겁니다"라고 흐느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영결사를 통해 "고인들은 어떠한 재난 현장에서도 살신성인 정신으로 인명 구조에 나서는 모범을 보여주신 진정한 영웅의 표상"이라고 애도했다.

이 소방경은 지난 1988년 2월 서울 성동소방서에서 소방관 생활을 시작했다. 2014년 4월 최문순 강원지사에게 겨울철 폭설 제설 대책 유공 표창을 받는 등 재직 중 총 6번 표창을 받은 모범 소방관이었다. 화재 진압 출동 4500회 경력을 가진 그는 정년을 1년 앞두고 있었다. 이 소방교는 올해 1월 임용된 새내기 소방관이었다. 강릉소방서 경포 119안전센터의 맏형인 이 소방경과 막내인 이 소방교는 한 조를 이뤄 근무하며 부자지간처럼 서로를 아끼고 보살폈다.

최문순 지사는 순직한 두 대원에게 1계급 특진 임용장과 공로장을, 김부겸 행안부장관은 옥조근정훈장을 올렸다. 두 순직 소방관은 화장(火葬) 후 국립대전현충원 소방공무원 묘역에 안장됐다.